[중앙뉴스=문상혁기자]대종상영화제가 주최측과 배우들에 잡음으로 몸살을 느끼며 배우들에 불참이 연이어 발생 존폐론까지 이어지고 있다.

 

▲.52회 대종상영화제 수상 후보 남녀 배우 전원 불참

 

올해로 52회를 맞은 대종상영화제가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가운데 20일 열린다.

 

'국제시장' 황정민, '악의 연대기' 손현주, '베테랑'·'사도' 유아인, '암살' 하정우 등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4명 모두 영화제 측에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작부터 잇단 잡음으로 논란이 된 대종상 시상식은 남녀주연상 후보 9명이 모두 불참하면서 그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여자부분 '국제시장' 김윤진, '암살' 전지현, '차이나타운' 김혜수, '미쓰와이프' 엄정화, '뷰티인사이드' 한효주 등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여배우 5명도 불참을 시사했다.

 

해당 배우들은 대부분 해외 체류와 촬영 일정을 불참 사유로 밝혔으나 불참자 시상 제외, 인기상 유료 투표, 운영상의 잇따른 실수와 미숙으로 영화제의 권위와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 황당한 부분은 인기투표 1위에 오른 김수현과 공효진까지 불참 소식을 전했다.영화제에 꽃으로 불리는 신인남자배우상과 신인여자배우상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여진구와 설현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불참에 이유는 무엇일까?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14일 대종상 기자간담회에서 불참자를 시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발표였다.

 

당시 조근우 대종상영화제 사업본부장은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에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대종상 측의 입장은 시상식의 권위를 스스로 참가상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또 배우들에 대한 인기투표를 유료로 진행, 영화 팬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후 해외부문 남녀주연상 수상자를 선정했다가 번복하고, 다시 선정하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온라인 투표과정에서 신인 여배우 후보에 오른 박소담의 정보를 다른 여배우로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또 대종상 측은 배우 김혜자 씨에게 이번에 신설한 봉사상(나눔화합상) 수상에 대리수상이 안 된다고 했다가 다시 된다고 입장을 번복했고, 아예 수상 자체를 취소한 뒤 하루 전날까지도 통보하지 않는 무례를 범했다.

 

영화평론가 오동진 씨는 "대종상이라는 이름만 남기고 모두 바꿔야 한다"면서 "영화인들의 잔치에 불신만 있고, 즐거움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이를 타개하고 새로운 조직을 이끌어 나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52년을 이어온 대종상이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존폐론까지 대두하는 상황이지만, 대종상 측은 여전히 꼿꼿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

 

대종상의 추락한 권위처럼 영화진흥위원회의 대종상에 대한 지원금도 2013년 2억원에서 지난해 1억원으로, 올해 6천만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시상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살펴보고 나서 후지급되는 형태다.

 

52회 대종상영화제는 11월20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며 총 24개 부문에서 시상이 진행된다. KBS 2TV에서 오후 7시20분부터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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