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2일 오전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5년 10월 국제수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발표한 잠정치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 흑자는 89억6천만 달러로 2012년 3월부터 44개월째 계속되면서 최장 흑자기록을 매달 경신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우리나라 경상수지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치)를 보면 10월 경상수지 흑자는 89억6천만 달러로 나타났다.

 

흑자 폭이 9월(105억4천만 달러)보다 줄었지만, 작년 10월(87억4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2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

 

9월 경상수지 흑자(확정치)는 잠정치(106억1천만 달러)보다 7천만 달러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44개월째 계속되면서 최장 흑자기록을 매달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수입 감소는 기업들의 투자 감소와 소비 부진 등을 반영한 것이고 장기적으로 기업의 대외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박승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교역 조건이 개선되고 우리나라의 무역구조 특성상 수입이 수출보다 더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불황형 흑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0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 120억4천만 달러에서 107억4천만 달러로 축소됐다.

 

수출은 474억4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고 수입은 367억달러로 작년 10월보다 14.7% 줄었다.

 

통관기준으로 10월 정보통신기기 수출은 47억9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5.1% 늘었지만 선박, 석유제품, 철강제품 등의 수출액은 크게 감소했다.

 

서비스 수지는 19억9천만 달러 적자로 적자 폭이 전월(17억3천만 달러)보다 늘었다.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의 적자가 6억8천만 달러로 9월(2억6천만 달러)보다 급증한 영향이 크다.

 

여행수지는 내국인의 해외 여행 증가 등으로 8억5천만 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가 9월(7억1천만 달러)보다 1억4천만 달러 늘었다.

 

운송수지 흑자는 2천만 달러로 전월 1억1천만 달러에서 9천만 달러 감소했고 건설수지는 7억9천만 달로 흑자로 파악됐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110억9천만 달러로 전월(105억4천만 달러)보다 커졌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해외 직접투자 감소 등으로 전월 46억1천만 달러에서 35억 달러로 줄었다.

 

증권투자의 유출초는 해외 증권투자의 증가로 전월 42억8천만 달러에서 71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거주자의 해외 주식투자가 전월 5억7천만 달러 유입초에서 17억9천만 달러 유출초로 전환됐고 거주자의 부채성증권는 31억9천만 달러 유출초를 보였다.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21억2천만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올해 들어 10월까지 15억3천만 달러 유출초로 나타났다.

 

외국인 증권투자의 매년 1∼10월 누적액을 살펴보면 2008년 이후 7년 만에 순유출로 집계됐다.

 

파생금융상품은 8억1천만 달러 유입초를 기록했고 기타투자는 해외 예치금 회수 등으로 전월 4억 달러에서 9억3천만 달러로 늘었다.

 

준비자산은 22억3천만 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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