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백기완 소장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조계사에서 배짱 좋게 밥 얻어먹고 잠 잘 자라고 조언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김중배 언론광장 상임대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 약 15명은 4일 오후 12시쯤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을 만나 면담했다.

 

 

백 소장은 40여분 간 진행된 면담 후, “지금까지 도법스님이 앞장서 우리 한상균이를 잘 끌어 안았는데, 계속 끌어안을 생각은 변함없으신 것 같다”며, “그럼 된 것”이라고 밝혔다.

 

도법스님은 면담에서 한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세가지 길이 있다”며, “하나는 끌려 나가는 것, 하나는 그냥 잡아갈 테면 잡아가라 하고 걸어나오는 것, 또 하나는 여기 머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5일 집회 주최 및 각계에서 평화 집회를 예고한 것에 대해 "잘 되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백 소장은 한 위원장이 “끌려 나가야지 왜 손 들고 나와야 하냐”면서 “끌려 나가면 자비의 울타리라는 것이 와르르 무너진다. 자비는 목숨과 욕심까지 다 내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임대표는 "도법스님 중심의 화쟁위원회가 조계사에서 남도 이웃도 다 같은 내 몸이라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정신으로 이제까지 결정해오셨다"며 "스님이 불교적 정신, 자비, 대자비의 정신으로 모든 결정을 내려주시면 그게 불교와 중생과 노동자가 사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 소장은 은신해 있는 방 4층 창문을 열고 얼굴을 보인 한 위원장에게 “내 말 잘 들으라”며, “절집이란 데는 배고픈 놈들이 밥 얻어먹으러 오는 곳, 갈 데 없는 놈이 잠자러 오는 곳이야”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배짱 좋게 밥 얻어먹고 잠 잘 자”라며, “절집에서 쌀 떨어졌다고 하면 내가 보살이니 나한테 전화하면, 내가 보내준다”고 외쳤다.

 

이에 한 위원장은 합장하며 “알겠습니다, 선생님. 제 걱정 말고 건강하셔야 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상임대표는 한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노동법 개악이 되면 노동자의 생존과 평화, 건강이 지켜질 수 없으니 온몸 걸고 싸울 수밖에 없지 않냐"며, "싸움의 방법이야 여러 평가가 있겠지만 노동 뿐 아니라 기업경영 문제로 이해의 폭을 넓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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