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조계종이 경찰에서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한국 불교를 짓밟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인 일감 스님은 9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표문을 내고 이같이 말했다.

 

 

조계종은 "조계사는 조계종 총본산으로 조계종을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자 10만 신도의 기도처"라며, "법 집행을 명분으로 경찰 병력이 조계사를 진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계종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사태 이후 종단 차원의 입장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또 조계종은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찰병력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계종은 "한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 이후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비판과 비난을 자비와 인욕의 정신으로 감내해 왔다"며, "화쟁위원회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으로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한 위원장에 대해선 "80만 조합원의 대표로서 겪고 있을 심적 부담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면서도 "평화적인 집회 시위 문화에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처럼 공권력 투입이라는 폭력의 악순환이 발생되지 않도록 신속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조계종은 국민을 향해선 "인내를 통한 대화와 타협만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유일무이한 길임을 한시라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조계사와 화쟁위원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에서 경찰과 대규모 충돌을 야기한 집회에 참가한 뒤, 그 달 16일부터 조계사에 은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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