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원자재 가격 하락과 신흥국 경기 둔화 등으로 대형업체들이 줄줄이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제약, 식음료 등 각종 분야에서 인수합병이 이어졌고 올 한해 500억 달러가 넘는 대형 인수합병 계약만 10건이 넘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우선 세계적 석유화학업체 다

우케미컬이 듀폰과의 합병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케미컬은 1897년 미국에서 설립된 업계 3위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590억 달러(약 69조7천억원)에 이른다. 듀폰 역시 시가총액 585억 달러, 업계 4위 기업이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업계 1위인 독일의 바이엘을 제치고 매출 규모가 900억 달러에 달하는 화학·비료업계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올해 4월 영국 대형 에너지업체 로얄 더치 셸이 세계 최대 LNG 생산업체인 BG 그룹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동시에 300억 파운드의 자산 매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원유업계는 지난 1990년대 저유가 시대에도 대형 인수합병 현상을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셰브론, 엑손모빌 등 대형 정유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일본 정유업체인 JX 홀딩스와 토넨제너럴세키유도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

경기둔화 현상이 두드러진 중국에서는 원자재 국영기업은 물론 교통·통신 분야에서도 합병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8일 금속·광산개발 국유기업 우광그룹(五鑛集團)이 예진커궁그룹(冶金科工集團)을 합병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 6월 중국 양대 고속철회사인 중궈난처(中國南車)와 중궈베이처(中國北車)가 합병해 중궈중처(中國中車)를 신설하기도 했다.

 

제약업계 1위 기업인 화이자와 아일랜드 제약사 엘러간도 지난달 1천600억 달러 규모의 합병안에 합의했다.

 

이는 올해 발표된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로 추산된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개발한 화이자와 보톡스 생산업체로 유명한 엘러간이 합병할 경우 연간 매출액만 600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제약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화이자는 '역(逆)합병' 방식을 통해 합병 회사 본사를 아일랜드 더블린에 두기로 해 조세회피를 위한 합병이 아니냐는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식음료 업계에서도 합종연횡이 이어졌다.

 

지난달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와 업계 2위인 영국 사브밀러가 1천60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안에 합의했다.

 

AB 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코로나, 호가든 등 유명 맥주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로 세계 맥주시장의 20.8%를 점유하고 있다.

 

사브밀러는 페로니, 그롤쉬 등 프리미엄 맥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점유율은 9.7%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제재법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AB 인베브는 페로니 등 일부 브랜드 매각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업계에서는 2위 기업을 보유한 JAB 홀딩이 3위 업체 큐릭 그린 마운틴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커피시장은 캡슐형 커피 네스프레소 브랜드를 보유한 네슬레가 점유율 22%를, JAB 홀딩 소유의 야콥 다우 에그버츠가 16%, 큐릭이 4%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커피 체인점인 피츠, 카리부 커피 등을 소유하고 있는 JAB 홀딩이 큐릭까지 인수하면 그야말로 '커피 제국'을 건설하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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