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제철 1고로     


 [중앙뉴스=신주영기자]포스코 가 새해에도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경쟁력이 약하거나 핵심 자산이 아닌 분야를 중심으로 지난해 국내외 19개 계열사(해외 연결법인 13개사 포함)를 정리한 포스코는 올해에는 35개사를 더 쳐낼 계획이다. 2017년 35개 등 총 89개 계열사를 매각 또는 청산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재무 건전성을 다지기 위한 여러 노력을 통해 3조6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군살은 빼고 효율성은 높이고 = 비자금 조성 등 내부 비리 문제로 홍역을 치른 포스코는 지난해 5월 그룹 내 고위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면서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했고 7월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당시 경영진은 주요 사업을 철강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사는 과감하게 정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부실한 국내 계열사는 2017년까지 50%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당시 포스코의 국내 계열사는 47개. 해외 연결법인은 181개였다.

 

포스코는 올해 포스코건설 지분의 38%를 사우디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매각하면서 1조2천400억원을 확보했다.

 

연간 100만t의 스테인리스와 특수강 생산능력을 갖췄던 포스코특수강은 세아베스틸에 매각했다. 당분간 보유하기로 한 지분 20%를 제외한 52.3%를 먼저 넘기면서 5천600억원을 손에 넣었다.

 

포스코 P&S는 자회사인 뉴알텍의 지분 60.1% 중 40.1%(402억원)를 대창스틸에 넘겼고 워크아웃을 시작한 포스코플랜텍은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했다.

 

계열사인 포스코ICT의 자회사인 포뉴텍도 건설업체인 석원산업에 550억원을 받고 매각했으며 손자회사인 포스하이알은 포스코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합금철인 고순도 페로망간을 만드는 포스하이메탈을 포스코로 합병하는 작업도 마무리했다.

해외 조림사업 법인인 포스코-우루과이, 철강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슬래그를 가공해 슬래그파우더를 만드는 업체인 포스화인도 매각했다. 높은 수익을 올리던 호주 샌드파이어 구리광산 지분 15.2%(1천133억원)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탰다.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와 대우마산백화점은 롯데쇼핑에 매각했고 포항과 광양 등의 비업무성 부동산도 팔아서 470억원을 확보했다.

 

아울러 경쟁입찰 확대를 통한 외주비 절감, 임금 동결, 불필요한 행사 축소, 자재 재사용 확대 등을 통해 8~9월에만 1천140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올해 화두는 수익성 확보 = 포스코는 철강업계의 불황이 지속하는 속에서도 지난 3분기에 단독기준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0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0.1%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이처럼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면서 군살을 빼는데 초점을 맞춘 포스코는 올해는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권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한 것처럼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월드 퍼스트, 월드 베스트' 제품을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 과잉과 엔저 등의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철강제품 뿐 아니라 용접법 등과 같은 사용기술도 함께 제공하는 솔루션 연계 판매량은 올해 230만t에 이어 2017년에는 250만t까지 늘려 나가기로 했다. 이 분야의 2015년 판매 목표량은 180만t이었다.

 

지난해 목표량이 870만t이었던 자동차강판 판매량도 새해에는 910만t으로 늘릴 계획이며 2017년에는 950만t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1973년 현대차, 대우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에 열연코일 판매를 시작한 포스코는 현재 세계 상위 15개 자동차사 모두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중국, 인도,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태국에서도 생산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난 해 9월에는 자동차용 강판 중 고급소재인 AHSS를 주로 생산하는 연산 50만t 규모의 광양제철소 7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 등 차별화된 고부가가치제품(월드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2015년 40%선에서 올해 45%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7년 목표 비중은 50%다.

또 파이넥스처럼 포스코만의 독창적인 제철 기술은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면서 해외 수출도

추진하기로 했다.

 

권오준 회장은 최근 사내 행사에서 "경쟁사가 만들기 힘든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판매를 확대해 회사의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경비절감과 원가절감 활동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제조 원가를 조금이라도 낮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높여가

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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