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문상혁기자]국정원댓글사건 수사한 박형철 부장검사 '윗선'에 압력일까?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 박형철 검사가 8일 사표를 제출했다. 위사진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조사차 출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다가 검찰 지휘부와 마찰을 빚어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았던 박형철(48·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가 사표를 결국 제출했다.

 

박 부장은 지난 6일 대전고검 검사에서 부산고검 검사로 전보 발령을 받자 이튿날인 7일 사표를 제출했다. 박 부장은 사표를 제출한 상태로 이날은 정상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장은 대검찰청 공안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을 지낸 '공안통' 검사로 꼽힌다.

2013년 4월 국정원 특별수사팀에 부팀장으로 합류했다. 대검 중수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은 '특수통' 윤석열(56·연수원 23기) 당시 여주지청장이 팀장을 맡았다.

 

수사팀은 원 전 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려했지만 법무부와 갈등을 빚어 2013년 6월 그를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다.

 

윤 전 팀장과 박 부장은 같은해 10월 윗선 결재 없이 국정원 직원 체포와 압수수색에 나서고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윤 전 팀장은 팀장 직무에서 배제됐고, 검찰은 지시불이행 이유로 윤 전 팀장에게 정직 1개월, 박 부장에게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윤 전 팀장은 같은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검찰 안에서 '에이스'로 꼽히는 두 사람이 팀장과 부팀장을 맡았지만 수사팀은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와 수사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 '눈에 가시'로 절락하며 결국 지방으로 좌천 당했다.

검찰 내부에서 부장급 검사를 수사권이 없는 지방 고검에 보낸 경위는 사실상 조직을 떠나라는 뜻이다.

 

검찰 내부는 잘아는 한 변호사는 SNS에"그렇게 능력이 있었기에 국정원 댓글 수사팀의 부팀장으로 차출됐고, 2년 선배 윤석열 팀장과 호흡을 맞추면서 항상 하던대로 열심히 수사를 했을 것이다"라고 썼다.

 

이어"그런데 그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족쇄'가 됐다"며 "수사를 버벅거리며 대충 뭉갰어야 했는데, 면도칼처럼 수사를 너무 열심히 잘했다. 너무 잘나가서 정을 맞게 되었다"고 풀이했다.

 

한편, 윤 전 팀장 대신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이정회(50·23기) 당시 수원지검 형사1부장은 수원지검 2차장을 거쳐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임명됐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