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안화 절하에 국제유가 급락이 겹치면서 올 들어 불과 2주 만에 전 세계 증시에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 사라졌다.  ©사진=방송캡처.

 

[중앙뉴스=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2008년 때와 비슷하다. '금융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성급한 기우(杞憂)다. 호들갑 떨일 아니다. 분명히 밝히지만 그럴 일은 절대로 없다는 것.

 

지구촌 곳곳에서는 비명이 터지고 있다. 불과 2주 만에 전 세계 증시에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 사라졌다. 중국 위안화 절하에 국제유가 급락이 겹쳤기 때문이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작년 말 64조5656억 달러에서 지난 15일 57조6281억 달러로 추락했다. 무려 10.7%인 6조9365억 달러가 증발했다.

 

올해 들어 전 세계 증시에서 증발한 액수는 한국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 1조4103억 달러의 4.9배에 달한다. 중국의 시가총액이 작년 말 7조919억 달러에서 5조 5,451억 달러로 21.8% 줄었다. 가장 감소폭이 컸다.

 

미국도 글로벌 경제 불안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미국 증시가 심상치 않게 움직이자 백악관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조쉬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각) "시장 움직임을 재무부에서 자세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재무부가 세계 금융시장을 관찰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함께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6일(현지시각)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내려 불안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의 불안은 전 세계를 공황으로 몰아넣었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의 미국 내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미국 증시 급락은 여러 면에서 2008년 상황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선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미국 내 가계부채 비율을 예로 들었다. 당시 가계부채 비율은 가구당 소득의 130% 수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103% 수준으로 내려앉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개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다. 독특한 구조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구의 재정 건전성이 좋아진 것은 가장 바람직한 경제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새로운 위기에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는 것을 지적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경제의 여건상 최근의 위기가 '대재앙'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2008년의 경험으로 경제 주체들의 위기 대처 능력이 갖춰졌다는 점을 들었다.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