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희호 여사 비공개 회동 대화록 공개..과도한 언론플레이

            잘자료화면= KBS 방송화면 캡처

지난 4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이희호 여사 간 비공개 회동의 대화록이 공개되면서 안철수 의원 측의 주장이 사실상 과장되었음이 드러났다.

안철수 의원 측은 "지난 4일 비공개면담에서 이 여사가 안 의원에게 '이번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뭔가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을 느꼈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덕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의원측의 주장과는 달리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홍걸씨가 지난 6일 해명자료를 통해 "어머님은 안 의원의 말씀을 듣기만 하였을 뿐 다른 말씀을 하신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안 의원측의 전언을 전면 부인했고 추미애 더민주 최고위원도 같은날 "이희호 여사가 당을 안에서 흔들고 밖에서 파괴하려는 세력에게 절대로 힘을 실어줄 리가 없다"고 하는 등 이 여사의 '덕담'을 둘러싸고 진위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안 의원은 "이 여사께 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지는 않겠다"며 말을 아꼈으나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는 않았다.

20여일이 지난 25일 '월간중앙'은 앞서 이 여사와 안 의원이 20여분 동안 독대 중 나눈 대화의 일부 녹취록을 입수,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안 의원은 당시 이 여사를 만나 "꼭 건강하셔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꼭 정권교체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꼭 정권교체가 되도록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입니다"라고 했고 이 여사는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대답한 것이 대화의 전부였다.

그동안 안 의원과 이 여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부분적으로 알려질 때마다 정치권에선 희비가 교차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게 바로 호남 여론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이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이 여사가 안 의원을 지지한 것이나 다름없는 덕담이 사실일 경우 문재인 더민주 대표에게는 큰 타격이 된다고 믿었다.

야권 텃밭이 호남이 국민의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문 대표가 약 8분간 비공개 면담도 없이 이 여사를 예방한 모습과 안 의원의 예방이 대조된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을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 측의 과도한 언론플레이는 '호남공략'에 도움이되긴 커녕,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악수를 가져올 수 있다.  

한편 야권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 의원이 녹취록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정치를 떠나서 도덕적으로 좋지 않은 행위다"라며 "무엇보다 90세가 넘으신 고령의 이희호 여사를 타깃으로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것 자체가 '새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의원의 태도로서 적절한 행위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