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북 조종사 중국인 안전 위해 희생결심한 듯

▲ 북 공군기지의 미그21기     ©

▲ 중국 농가 담벽을 뚫고 나가며 그자리에 멈춘 북 미그21기, 앞부분의 충격을 상당했던 것 같은데 동체는 거의 다친 것이 없다.조종사는 담벽과 충돌 시 희생되었던 것 같다.     ©  자주민보

▲ 불시착한 북 미그21기를 둘러보는 중국사람들, 윗꼬리 날개의 방향타 외에 크게 손상을 입은 곳이 보이지 않는다.     © 자주민보
 
▲ 북 미그21기가 추락한 랴오닝성 푸순의 위치, 고구려 광개토대왕무덤과 장군총이 압롭강 바로 앞 집안현에 있고 푸순은 심양 바로 옆으로 중국 내륙으로 한참 깊이 들어가 있다. 그 때까지 중국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았다면 구형기종에 속하는 미그21을 가지고도 북은 레이더망을 무력화하는 능력을 보유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 사진: 연합뉴스, 글: 자주민보

 
◐ 탈북설은 말은 말이 안 돼

북한 공군기 마크가 찍힌 미그 21기 한 대가 장군총이 있는 요녕성(랴오닝성)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푸순에 불시착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은데 그중 북 조종사의 탈북시도설은 너무 졸렬한 추리가 아닐 수 없다.


먼저, 남으로 기수를 향하지 않고 왜 중국으로 향했는가이다.

현재 북중관계로 보았을 때 가자마자 중국정부에 체포되어 바로 북으로 송환될 것이 자명하다. 차라리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 중국 주재 외국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성공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중국 영내에 무사히 진입한 이상 기름이 떨어졌건 기체고장이 났건 조종석 자동사출버튼만 누르면 중국 땅에 무사히 살아 발을 디딜 수 있었는데 왜 그 단추를 누르지 않았는가이다.


이 두 가지만 봐도 더 이상 논할 가치도 없는 것이 미그기 조종사 탈북설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오마이뉴스에서도 기사의 2/3를 할애하여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을 보니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 미그21기 관련 확인된 객관적 사실

그렇다면 미그기 사고의 진상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나온 정보만으로는 그 전모를 파악할 수가 없다.
대신 확인된 사실만 모아보면 의미있는 몇 가지 사실을 추리해낼 수 있다.


먼저, 사고기는 추락한 것이 아니라 불시착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온전한 기체의 모습이 말해주고 있다.

추락이라면 기체는 산산조각이 났어야 한다. 그러나 기체의 앞부분은 사진으로 확인이 되지 않지만 벽돌담벽과 충돌로 심하게 부숴진 것 같고, 나머지 동체의 전모습은 동체의 윗 꼬리날개가 조금 깨진 것 외에는 거의 손상없는 원형 그대로이다.


다음으로 비행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수평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비행기가 지면과 수평으로 농가의 벽돌담을 그대로 밀고 들어가 착륙한 사진의 모습이 그것을 말해준다.

만약 수평착륙을 하지 않았다면 점화력이 높고 폭발성이 강한 비행기 연료와 각종 무기의 화약에 의해 비행기는 화염에 휩싸였을 가능성이 높다.

기름이 다 떨어져서 화염이 일지 않았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정상적 사고를 가진 조종사라면 기름이 다 떨어질 때까지 공중에 떠서 헤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 비행기 조종사는 어떠했건 중국 측에 영공진입사실을 밝히지 않고 중국경내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기체고장이건 뭐건 중국정부에 영공진입을 알렸다면 중국은 반드시 전투기를 띄워 호위하게 되어 있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

중국공군 당국은 당시 레이더망에 어떤 물체도 감지된 것이 없었으며 대공미사일을 발사하여 무엇인가를 요격한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번 최근 중국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미그21기는 1인조종기이며 조종사는 희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홍콩신문은 미그21에서 한 조종사는 희생되고 한 조종사는 낙하산으로 탈출했다는 주민증언을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고 기체를 중국 정부가 해체하여 수거해갔으며 지금 북한과 바로 기체송환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중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 북 미그기가 말해주는 두 가지 명백한 결론

이를 종합해 결론을 도출해보면 북녘 조종사는 중국 상공을 비행하다가 갑자기 비행기 엔진 쪽에 비상사태가 발생, 더 이상 운항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관성력에 의해 남아있는 얼마 안 되는 양력을 이용하여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의 불시착을 마지막까지 책임적으로 시도하여, 중국 농가 마을에 불시착 했으면서도 단 1명의 중국인도 상하지 않게 착륙하는데 성공했으나 자신은 그 자리에서 희생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양력만으로 최후의 순간까지 비행기의 수평을 유지할 정도면 탁월한 조종능력과 담력을 소유한 조종사로서 죽는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음을 알 수 있으며 버튼만 눌렀다면 충분히 자동사출장치와 낙하산에 의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음에도 생명을 던져 중국인들의 생명을 보호했다는 사실을 추리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비행사의 직접적 사인은 농가의 허름한 담벼락과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옥수수밭을 많이 밀고가야하며 그 옥수수밭에서 일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중국인 농부를 희생시킬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보이며 착륙거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마찰열과 충격으로 기체폭발에 의한 2차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보아 목숨을 걸고 가장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지면에 비행기를 대로 밀고가다가 마지막 순간 일부러 담벼락과 충돌, 기체를 폭발 없이 정지시켰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북은 조종사들은 비행기가 운항 중 고장이 날 경우 탈출하며 자신의 생명을 구하려는 것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북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더 영예롭게 생각하고 그렇게 장렬한 최후를 마친 조종사들을 영웅으로, 모범으로 따라배우는 기풍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자랑해왔다.

특히 이번 사고는 평양시민이 아닌 중국인을 상대로도 목숨 건 보호착륙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의 생각으로는 들판이나 산이나 사람 없는 곳으로 끌고 가 탈출하면 민간인 피해 없이도 조종사도 살 수 있을 터인데 왜 그런지 잘 납득이 안 될 수 있는데 엔진결함 등으로 사고가 나면 공중체류시간은 그야말로 얼마 되지 않는다.

당황하게 마련이고 비행기는 떨어지면서 폭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외로 피해범위가 넓어 민간인 희생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얼마 전에도 미국 서부지역에서 미군 전투기 조종사는 운항 중 엔진작동 결함 발견 자동사출버튼을 눌러 기체에서 이탈했지만 비행기는 한국인들이 주로 사는 전원마을에 떨어져 폭발과 화재가 발생 한국인들이 비명에 희생되었던 일이 있었다.

비행기가 마을만은 벗어나서 떨어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쉬운데 공중에서 비행기의 기체결함이 발생하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다.


결국 북 조종사는 비록 중국 영공을 허가 없이 비행하기는 했지만 중국인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나아가 이번 북 미그기 중국불시착 사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명백한 결론은 북의 비행사들이 중국 영공으로 들어가서 불시착을 할 때까지 중국 대공 레이더는 아무 것도 포착하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도출할 수 있는 북의 무서운 대공레이더망 무력화능력이다. 그것도 푸순이라면 위의 지도에도 나왔지만 중국 내륙 깊숙이 거의 심양까지 들어갔는데도 중국 항공레이더는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사고도 중국 주민들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최신기종이 아닌 미그21기와 같은 북의 전투기에도 스텔스 기능이 완벽하게 장착되어 있거나 북 조종사들의 조종능력이 강력한 대공레이더를 무력화시킬 수 있게 준비 된 것이 아니냐는 추리가 가능한 대목이다.

사실상 중국 내륙의 대도시 심양 바로 앞에 있는 푸순까지 북 미그기가 날아갔는데 중국 레이더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북의 스텔스 능력은 추종불허이며 무시무시하다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지구의 하늘 어디든 북 비행체들이 다 다닐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이는 일본과 남한뿐만 아니라 장거리 비행체만 있다는 지구 곳곳을 그렇게 드나들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참 의아하기도 하고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중국이 공식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를 좀 더 연장해서 생각해보면 최근 중국 곳곳에서 아주 선명한 모습을 드러내며 장시간 체류하다 사라지는 바람에 항저우 공항을 한 시간이나 폐쇄조치까지 내리게 했던 미확인 비행체도 북에서 보낸 것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정부도 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묵인할 수밖에 없는 뭔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중국 네티즌들은 이유와 사정이 어떠하건 중국 대공망이 북 전투기에 완전히 뚫린 것이라면 중국 공군은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정부도 관련 보도와 인테넷 글을 모두 삭제하고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일부 네티즌들과 북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에 나타난 미확인 비행체 일명, 유에프오는 모두 북이 보낸 것이라는 주장을 왕성하게 전개해오고 있다.


지금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북-중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별도로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대표가 오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 차 평양에 들어갔다고 했으니 아마 이 비행기 불시착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본 기사 보기: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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