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지카 바이러스' 국제 보건 비상사태 선포..국내 방역 당국 비상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바이러스의 확산 사태를 '국제보건비상사태'로 규정하자 국내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현재 국내 위기를 평가하고 방역 강화 방안을 자문하는 회의와 대국민 공포분위기 완화를 위한 브리핑을 잇따라 개최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2일 오전 개최한 '지카바이러스 위기평가 및 대책회의'의 주재자를 당초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에서 보건복지부장관으로 급히 격상했다.

 

WHO가 예상을 깨고 이른 시간에 국제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우리 방역 당국도 단순한 '전문가 회의'를 '지카바이러스 위기평가 및 대책회의'로 격상한 것이다. 특히 해당 지역 발병 상황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백신과 치료법 개발에 국제적인 지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WHO 긴급위원회는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양상과 매개체인 모기의 광범위한 분포, 그리고 백신과 신속한 진단법이 없는 점을 고려해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약 4천 건이 발생한 소두증의 원인이 지카 바이러스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관련이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WHO는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해당 지역의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면서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법 등을 개발하는 데 국제 의료 인력과 재원을 집중하게 된다.

 

국제 보건 비상사태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당시와 2014년 만천여 명이 숨진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때도 선포됐다.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파나마 등 중남미로 확산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감염자가 발견되는 등 동남아에도 이미 전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브라질 보건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혈액 채취를 금지하고, 감염자 발생 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특별 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한편 정부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지카바이러스를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 바이러스감염증 환자를 치료한 병원은 방역 당국에 환자 발생 사실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또 브라질, 콜롬비아, 태국 등 2개월 내 지카바이러스감염증 발생 국가를 공개하고 임신부들이 해당 국가 여행을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 검사 체계를 갖췄고, 전국의 검역소에서 위험지역 출국자들을 상대로 예방수칙을 홍보하고 있다.법무부는 입국자의 출입국 정보를 방역당국에 제공하고, 문화체육부는 예방수칙과 행동요령 등을 국민에게 홍보할 방침이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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