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0%대로 주저앉았다.

 

농산품 및 석유류를 제외환 근원물가 상승률도 13개월 만에 1%대로 떨어져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디플레) 우려가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집세, 시내버스 요금, 학원비 등 서비스요금 상승률은 4년, 집세 상승률은 거의 3년 만에 가장 많이 올라 체감 물가와 지표 물가 간의 괴리는 더 커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올랐다.

 

재작년 12월부터 11개월째 0%대를 이어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0%를 나타냈고, 12월에는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1.3%를 기록했지만 이번에 다시 0%대로 밀렸다.

 

작년 1월의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를 0.58%포인트 끌어내렸다.

 

또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석유류 제품이 1년 전보다 10.3% 하락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0.43%포인트 하향조정하는 효과를 냈다. 공공요금 등 서비스 부문 물가는 2.4%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30%포인트 올렸다.

 

특히 서비스물가 상승폭(2.4%)은 2012년 1월(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7% 상승, 13개월 만에 1%대로 내려갔다.

 

작년 내내 2%대를 보였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2%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4.2% 상승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부문 가격도 상승했지만 담뱃값 인상 효과가 사라지고 저유가 때문에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하방 요인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은 설명했다. 우 과장은 "작년 12월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가 -0.73%포인트에서 올해 1월에는 -0.43%포인트로 0.3%포인트 상승했다"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국제유가 하락폭이 1월 들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도 미국에너지정보청의 전망을 근거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유가 하락 등 하방요인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1월보다 2.4% 상승했고 공업제품은 0.8% 내렸다.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8.1% 하락했다.

 

집세는 전월보다 0.2%, 지난해 1월보다 2.9% 각각 상승했다. 집세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13년 2월의 3.0% 이후 가장 높다.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 요금은 모두 1년 전보다 2.2%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의 경우 양파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117.2% 급등했다. 마늘(41.0%), 쇠고기(국산 14.0%), 파(49.9%), 배추(28.6%), 게(17.8%), 피망(37.7%)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하지만 쌀(-6.4%), 풋고추(-17.2%), 딸기(-13.7%), 고등어(-9.9%), 사과(-9.6%), 닭고기(-9.6%), 달걀(-6.7%) 가격은 내림세를 보였다.

 

전세는 1년 전보다 4.2%, 월세는 0.3%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에서는 시내버스료(9.6%), 하수도료(23.4%), 전철료(15.2%)가 1년 전보다 많이 올랐고 부동산중개수수료(-2.6%)는 하락세를 보였다.

 

개인서비스 항목 중에선 공동주택관리비(4.1%),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식사비(5.0%), 학원비(중학생 2.7%)가 지난해 1월보다 상승했다.

 

반면에 도시가스연결비(-15.7%), 국제항공료(-5.4%), 단체여행비(해외:-2.1%), 국내항공료(-10.9%)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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