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 국내 상위 3개 제약사 순위가 재편됐다.

 

한미약품이 회사 설립 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위 자리에 오르면서 유한양행은 2년 연속 매출 1조원 순항에도 2위로 떨어졌다. 대신 유한양행은 제약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액을 결정하며 최장·최고 배당 자리를 유지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년 만에 한미약품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지만 배당 1위 자리는 굳건히 지켜냈다. 유한양행은 196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현금배당을 실시해 올해로 54년째를 맞았다.

 

회사의 외형이 커지면서 배당금도 함께 올라갔다. 2000년대 들어 주당 1천원까지 올라간 배당금은 지난해 1천750원을 찍었고 올해는 2천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이 2년 연속 1조원을 넘은 데다 영업이익 역시 15% 이상 증가한 덕이다.

 

올해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천원, 우선주 1주당 2천50원으로 제약업계 최고 수준이다. 배당금 총액은 205억4천만원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상장 후 꾸준히 배당을 지속해 IMF 위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다"면서 "꾸준한 실적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를 최우선에 둔 경영 방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아직 배당을 확정하지 않은 제약사가 많지만 유한양행 수준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이 2013년부터 2년간 매출 1위와 배당 1위를 모두 차지했던 것과 달리 올해 제약업계 매출 1위는 한미약품이 거머쥐었다. 지난해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덕분이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3천175억원으로 전년보다 73.1% 늘었고 영업이익은 2천118억원으로 514.8% 급증했다.

 

한미약품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금배당 대신 보통주 1주당 0.02주의 무상증자를 택했다.

무상증자란 기업이 자본잉여금 중 일부를 떼어내 신주를 발행한 뒤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주주들은 유한양행 주주들처럼 현금으로 배당을 받지는 못하지만 보유하는 주식 수가 늘어났다. 단수주 처리를 신주 상장 첫날 종가를 기준으로 현금 지급한다는 규정에 따라 상장일인 지난달 19일 종가(75만3천원) 기준으로 0.02주 무증을 단순 계산하면 주주들은 약 1만5천60원의 혜택을 볼 수 있다. 단 한미약품은 신주 상장 이후 한달 여 동안 약 14% 가량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다.

 

기존에 매출 3위 수준이었던 한미약품이 1위로 뛰어오르면서 각각 1, 2위였던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한 계단씩 아래로 내려갔다.

 

유한양행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10.9% 늘어난 1조1천287억원, 영업이익은 15.4% 증가한 858억원이었다.

 

녹십자는 매출액이 1조478억원으로 7.4% 증가했으나 상위 3개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녹십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6억8천만원으로 5.5% 줄었다.

 

녹십자는 보통주 1주당 1천750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이밖에 매출 순위에서는 광동제약(9천555억원)과 대웅제약(8천5억원)이 5위권 내에 들었다. 이어 제일약품(5천947억원), 종근당(5천925억원), 동아에스티(5천679억원), LG생명과학(4

천505억원), 보령제약(4천13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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