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대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164조…16.1% 증가

[중앙뉴스=김종호기자] 거리마다 넘쳐나는 치킨집을 보면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숫자는 매년 줄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대로 자영업자들이 빌린 돈은 꾸준히 불어나 자칫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지난해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이들이 빌린 돈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시중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폐업 등으로 8만9천명 감소한 556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4년(537만6천명)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지난해 감소폭은 11만8천명이 줄었던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1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를 탔다. 반면에 자영업자들이 빌린 돈의 규모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대형은행이 지난해 개인사업자에게 빌려준 돈은 164조1천691억원이다. 작년에만 22조7천105억원(16.1%) 증가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늘었던 2014년(13조6천억원)보다 9조원 많은 것이다.

 

여기에다 개인 신분으로 받은 가계대출과 비은행권 대출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5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거나, 수익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료 등의 운영비용을 마련하느라 빚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 수익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영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린 사례가 많았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앞으로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가 많아지게 되면, 은행권 부실로 이어져 우리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 실제로 이자도 제대로 못 내는 자영업자가 늘고,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이미 비상등이 켜졌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7.4%로 31개 회원국 중 그리스(36.9%), 터키(35.9%), 멕시코(33.0%)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그러나 2004년 개업한 서울시내 식당과 편의점 가운데 10년간 살아남은 곳이 2곳에 그칠 정도로 자영업자들 간의 생존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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