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몽. 스포츠월드DB

    한국은 군 문제에 있어서 언제나 민감한 나라다. 그런데 한 나라를 이끄는 정치지도자의 문제가 아니다. 유독 남성 연예인들에게 군 문제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군 면제에서부터 군 입대 일정 연기까지 남성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집중된다. 덕분에 연예계에서 군 복무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다시 입대한 남성 연예인도 생겼다.

    장면 하나. 최근 가수 겸 방송인 MC몽이 병역기피를 위해 생니를 뽑았다는 의혹으로 두 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떳떳하게 치료를 위해 받았다고 해명했음에도 MC몽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당장 하차해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거세다.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장면 둘. 사회를 이끄는 지도층이나 그들의 자녀가 여러가지 이유로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선거나 개각시 정작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 중 본인이 또는 그들의 자녀가 군 복무를 건너뛰었다는 사실이 밝혀져도 이 만큼 누리꾼들의 반응이 거세지는 않다. 더구나 이들이 본업인 정치활동을 하는데 별다른 장애는 느껴지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다지도 남성 연예인들에게만 군 문제가 지독하게 엄격할까. 일단, 연예인의 지위나 영향력 상승이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겠다. 한류스타든 아이돌이든 연예인의 영향력은 요즘 엄청나게 커졌다. 덩달아 연예인에게 요구되는 덕목도 성인군자 수준이 됐다. 단순한 말실수조차 연예인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연예인들은 사생활은 물론, 군 복무 등 공적인 영역에서도 조심 또 조심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깍듯하게 보호한다. 면제라면 그닥 언급하지 않으려 하고 입대 연기도 ‘반드시 입대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을 아낀다. 한 연기자 매니저는 “군 문제에 대해서는 유독 연예인에게만 강력한 잣대가 적용된다”면서 “정상적인 과정에 의해 공익으로 가더라도 제대란 표현을 절대 쓰지 않고 소집해제란 용어를 쓰며 고개를 숙이게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원인은 급격히 지위가 상승했음에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연예인의 위치 때문이기도 하다. 악성 댓글에 대해 일부 연예인들이 형사고소까지 감행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 취하하거나 선처를 호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게 이미지 타격에 대한 연예인들의 가장 강경한 대처법이다. 강경하게 나가도 결국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기에 오히려 법이나 제도에 호소하는 것이 자신의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MC몽으로서도 혐의가 입증된 것이 아님에도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이미 병역 기피 논란으로 만신창이가 된 MC몽에게 무수히 많은 악성 댓글이 쏟아져도 대응하기 막막한 실정인 것.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이미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나면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 되고 어떤 대응책을 내놓아도 구차해질뿐”이라며 “정치인들과 달리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없는 게 연예인의 슬픈 숙명”이라고 씁쓸해 했다.

    아직까지 MC몽의 혐의에 대한 어떠한 입증도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군 문제에서만큼은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연예인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럼에도 군 문제는 연예인을 포함한 공인에게는 반드시 의혹이 없어야 할 것이다.

    출처: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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