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그동안 권역별로 부과하던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거리비례 구간제'로 5월부터 전면 개편된다.

 

한 달 단위로 항공유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부과하는 기준은 그대로라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한 '유류할증료 0원' 행진은 계속되지만 유가가 올라가면 새로운 체계를 적용받게 된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를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까지 국적 항공사 6곳이 새로운 국제선 유류할증료 체계를 마련해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았다.

 

대한항공도 인가절차를 밟고 있다. 유류할증료 체계 개편의 핵심은 권역별 부과방식에서 거리비례 구간제로 바꿔 거리가 가까운데도 더 많은 금액을 내는 '역전현상'을 없애는 것이다.

 

또 국적 항공사 7곳이 그동안 같은 기준을 적용해 담합 의혹까지 있었지만 5월부터는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항공사별로 기종, 승객 1인당 유류소모량, 유류구입비와 유류구입에 소요되는 제반비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작년 8월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라며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가 세부 심사기준' 지침을 만들었다.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는 전월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을 계산해 갤런당 150센트가 넘으면 부과된다.

 

갤런당 150센트 이상 160센트 미만이 할증료 1단계이고 이후 10센트마다 1단계씩 높아지는 시스템이며 7개 권역에 따라 할증료 단계별 금액이 다르다.

 

전세계를 ▲ 일본·중국 산둥 ▲ 중국·동북아 ▲ 동남아 ▲ 서남아시아·중앙아시아 ▲ 중동·대양주 ▲ 유럽·아프리카 ▲ 미주 등 7개 권역으로 나눠 같은 권역 안에서는 거리에 상관없이 유류할증료가 같다.

 

예컨대 인천 기점으로 미국 하와이는 7천338㎞(9시간), 로스앤젤레스 9천612㎞(11시간), 시카고 1만521㎞(12시간30분), 뉴욕 1만1천70㎞(14시간)로, 거리와 운항시간이 크게 차이 나고 항공유 사용량이 다르지만 유류할증료는 똑같이 붙는다.

 

5월부터는 이러한 모순이 사라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류할증료를 ▲ 500마일 미만 ▲ 500∼1천마일 미만 ▲ 1천∼1천500마일 미만 ▲ 1천500∼2천마일 미만 ▲ 2천∼2천500마일 미만 ▲ 2천500∼3천마일 미만 ▲ 3천∼4천마일 미만 ▲ 4천∼5천마일 미만 ▲ 5천마일 이상 등 거리에 비례해 9개 구간으로 나눈다. 뒤로 갈수록 유류할증료 금액이 커진다.

 

앞으로 하와이는 '4천∼5천마일 미만' 구간 유류할증료를 적용하고, 로스앤젤레스·시카고·뉴욕은 '5천마일 이상' 구간 할증료를 적용해 하와이의 유류할증료를 더 적게 낸다.

 

인천에서 하와이(4천577마일)가 뉴질랜드 오클랜드(5천983마일)보다 가깝지만 현재는 하와이가 미주라는 이유로 더 많은 유류할증료를 내야한다. 새로운 체계에서는 거리가 먼 오클랜드 노선에 더 많은 금액을 낸다.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는 5월부터 유류할증료를 ▲ 600마일 미만 ▲ 600∼1천200마일 미만 ▲ 1천200∼1800마일 미만 ▲ 1천800∼2천400마일 미만 ▲ 2천400∼3천600마일 미만 ▲ 3천600∼4천600마일 등 6개 구간으로 나눈다.

 

이처럼 항공사별로 유류할증료 부과 체계가 달라지기에 소비자는 항공권 구입시 기종은 물론이고 유류할증료와 세금 등을 포함한 총액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편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가 '0원'이었고 4월에도 마찬가지일 전망이다.

 

국토부는 "부과체계 개편으로 노선별로 소비자의 유류할증료 부담액 증·감은 발생할 수 있지만 전체 부담액은 증가하지 않는다"며 "이번 조치로 형평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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