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길 수 있는, 플랫폼다운 플랫폼을 만들겠다”

[중앙뉴스=김종호 기자] 그 동안 한국에서 집의 가치는 안식처 보다 자산을 불리는 제테크 수단으로 생각되어졌다. 사는(live) 집이 아닌 살(buy) 집으로 여겨진 것. 하지만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흐려지면서 집은 휴식을 취하고 공간을 편안히 즐기며 재충전하는 장소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의 ‘소비절벽’ 현상에도 불구하고 ‘집꾸미기 열풍’ 등에 힘입어 지난해 인테리어 관련 지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교환가치보다는 사용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생겨난 흐름이다. 한 집의 가장이자 두 딸의 아빠인 집닥(Zipdoc) 박성민 대표를 만나 그가 어떻게 인테리어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지 들어봤다.

 

▲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플랫폼 집닥 박성민 대표     © 김종호 기자

 

 

▲ ‘집닥’을 통해 문제점을 바꾸고, 개선시키고 싶다

 

“인테리어 관련업종에서 10년 이상 있었다. 인테리어 업계의 생리와 사용자의 니즈를 잘 알고 있으며, 현장에서 알았던 문제점과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한 점을 인식했다. 바꾸고, 개선시키고 싶었다.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플랫폼 ‘집닥’은 집을 수리하고 싶은 사람과 고칠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준다. 인테리어 시장이 좀 크다. 기성세대들도 공감하고 있고 웹(Web)업체들도 상당히 많다.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출발점은 고객이다. 니즈를 앱(App)을 통해 밝히면, 거기에 적합한 시공업체를 매칭해 준다”

 

최근 집을 ‘나만의 공간’이라 느껴 개성을 반영하고, 직접 꾸미는 홈인테리어 활동 자체를 ‘여가생활’로 느끼는 이도 많아졌다. 한때 홈인테리어에 돈을 쓰는 것은 집을 사고팔 땐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라 여기다 보니 투자를 꺼리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젠 자가 거주자뿐 아니라 전월세 거주자도 홈인테리어에 투자하는 게 낯설지 않을 정도로 대중화되는 분위기다.


각종 TV 채널에서 인테리어 방송이 인기를 끄는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음식과 요리에 초점을 맞춘 ‘먹방’ 못지않게 집 공간을 다루는 ‘집방’도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소재가 됐다. 케이블방송 엑스티엠(XTM)은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수방사)를 지난해 9월부터 방영하기 시작했고, 제이티비시(JTBC)가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로, 티브이엔(tvN)이 <내 방의 품격>으로 뒤를 따랐다.

 

 

▲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집닥'을 런칭했다 

 

“소비자가 인테리어를 업체에게 맡길 때, 연속해서 불안감을 느낀다. 인테리어는 하고 싶은데, 어떤 업체가 잘하고 믿을 만한가. 어렵게 선정했지만 보내준 견적에서 나중에 초과는 안되겠지. 견적서에 의거해 자재는 좋은 거 써주겠지. 보이지 않는 내장재는 어떤 걸 사용했는지 알수는 없고. 이러한 프로세스를 모르니까 불안하다. 이날까지 이사를 가야하는데, 그전까진 완공해주겠지. 혹시 돈을 받고 잠적하진 않을까. 하자가 생겼을 때 A/S는 어떻하지 등등.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테리어는 배달주문처럼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5년에 한번, 일생에 한번 정도만 찾게 되는 생애주기가 긴 서비스다.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가 원할 때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보며, 고관여 상품이기에 공사비도 만만치 않다. 또한 가격과 품질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숙련도는 천차만별이다. 소비자들은 여러 군데를 비교해보면서 찾아다닐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인테리어 업체선정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집닥의 박성민 대표는 “인테리어에 대한 니즈에 비해 업체선정의 어려움이 많다.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표준화된 서비스가 구축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소규모로 산재되어 있는 인테리어 시장의 정보와 사용자의 니즈를 모아서 인테리어 시장전체의 퀄리티를 높일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었다”며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플랫폼 집닥의 탄생배경을 밝혔다.

 

 

▲ 서로간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표준시방서' 서비스 도입

 

“1회성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나하고 다시 계약할일 없다고 판단하면 책임의식이 떨어질 수 있다. 고관여 상품이라 견적을 여러군데 알아볼 때 많은 액수가 차이난다. 고객은 당연히 저렴곳으로 혹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공사대금이 차이가 나는 것은 표준화된 시방서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후 컴플레인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소비자와 시공업체간의 생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활용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고객의 정보력이 강화됐지만 업체의 공사이력과 가격정보는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인테리어 공사비의 수수료가 업체마다 상이하다. 또한 인테리어 업체도 한곳에만 전담할 수 없기 때문에 관리가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맞벌이 부부들이나 공사 현장에 한번도 오지 않은 사람들은 서로간의 믿음이 깨질 경우가 많다.

 

시방서(示方書)는 공사일정표, 자재목록, 시공방법 등의 사항을 표준화시켜 단계별로 기록한 설명서다. 고객은 시방서를 보면서 어떤 일정에 어떤 자재를 사용하는지 알게 되며 불안감이 해소된다. 현장에서도 많은 이들이 필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게 현실이다. 때문에 ‘집닥’은 이러한 불편을 막고자 표준시방서 서비스를 도입했다.

 

 

▲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플랫폼 집닥 박성민 대표     © 김종호 기자

 

 

▲ ICT와 현장을 융합시켜야 반발 더 앞서 갈 수 있다

 

“SK플래닛 T아카데미 4기 기획전문가과정을 수강하면서 여러 멘토들을 만났다. 유병철 부대표도 멘토 중 한분이셨다. 디자인씽크, 사업정의, 팀룰등의 수업을 받으면서 집닥을 런칭하기까지 오랜생각과 준비가 있었다. 기존업체는 현장을 알지만 ICT를 결합시키기 어려워 하며, ICT는 개발은 하지만 현장을 모르기 쉽다. O2O 사업모델은 상호연결이 핵심이다. 현장과 ICT를 연결,융합시켜야 반발 더 앞서 나갈 수 있다. 

 

인테리어 비교견적 플랫폼 ‘집닥(Zipdoc)은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다. 온디맨드는 각종 서비스와 재화가 앱(App)과 온라인 네트워크 등 IT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제공되는 비즈니스를 뜻한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을 앱(App)과 웹(Web)을 통해 시장으로 끌어오는 O2O(Online to Offline)사업의 중심 축이다. 하지만 앱은 일종의 단말기 역할을 할 뿐이다. O2O에서 실질적인 기능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 


박 대표는 “처음엔 린(Lean)하게 접근했다. 현장과의 소통을 지속하니 인테리어 업체에서 우리가 몰랐던 것들을 계속 피드백 해줬다. 현장이 답이었고, 개발팀은 재빨리 그것을 앱(App)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콘텐츠학과을 나오고 시스템 SI업체에서 쌓은 다년간의 ICT 경험을 살려 O2O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싶다고 강조했다.

 

 

▲ 기업문화는 곧 성장전략

 

“스타트업은 조직이 작다. 그래서 팀빌딩을 할 때 ‘그라운드 룰’을 정했다. 작기 때문에 서로간의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배려할 사항, 꼭 함께 지켜줬으면 하는 것들을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고 합의하고 정했다. 오해는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할 때 생긴다. 워킹 스타일에 대해 서로 배려하면 원만하게 해결이 된다.”

 

스타트업은 마치 항해를 떠나는 배와 같다. 임직원들은 배를 목적지까지 무사하게 순항하는 선원과 항해사다. 중간에 많은 암초와 만나도 서로 합심하면 극복할 수 있지만, 인간관계가 좋지 않고 서로를 불신하면 좌초되기 쉽다. 서로 존중받고 자발적으로 헌신하려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한배를 탔다는 생각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서로 말끝까지 들어주기’, ‘충분히 의견 듣고 끊지 않기’ ‘업무시간에 전화 받지 않기’ ‘사전 예고 없이 야근하지 않기’ 등의 박성민 대표가 들려주는 집닥의 기업문화는 언뜻 들어보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한국에서 불필요한 야근과 상명하복식의 업무분위기 때문에 이러한 기본조차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 대표는 “기업문화 100개만 만들면 그 회사는 성공한다. ‘집닥’만의 기업문화는 곧 우리의 성장전략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 “정말 믿고 맡길 수 있는, 플랫폼다운 플랫폼”

 

박성민 대표는 집닥맨 1호다. 집닥맨의 활동에 대해 그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중재하는 역할이다.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플랫폼 집닥을 런칭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도 서로간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어서다. 우리는 중개업자다. 회피하지 않고 책임지고 싶었다”라며 이어 “웃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동반책임을 지는 것.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하나의 역할을 맡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집닥’이 추구하는 최종가치에 관해서는 “소비자들의 불안 요소 없애고 정말 믿고 맡길 수 있는 플랫폼다운 플랫폼. 서로간의 믿음이 쌓이면 쌓일수록 사람들은 모인다. 온라인 인테리어의 전부를 모으고 싶다. 인테리어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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