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더민주 후보들과 직접 만나고, 마이크 잡고 지원 유세도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9일 광주와 전북 정읍·전주 등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큰 절'을 하는 등 이틀째 텃밭인 호남 민심을 어루만지는 데 진력했다.

    

전날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 진화를 위해 광주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정계 은퇴까지 언급하며 배수진을 친데 이어, 이날은 호남 방문 이후 처음으로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 큰절을 했다.    

 

상처받은 호남 민심에 대한 사죄의 의미를 담은 '큰 절'을 하면서도, 자신을 향한 '호남 홀대론'에는 이례적으로 자료까지 내며 단호하게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전북 정읍 지원 유세에서 "도민의 열망에도 정권교체를 못 하고 당의 분열을 막지 못했다. 죄인 된 심정"이라며 "호남에서 지원유세를 하는 게 이르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처음 단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전주 전동성당 맞은편 및 전북대 앞에서 잇따라 열린 유세에서도 마이크를 들고 시민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도민들 마음이 여러모로 복잡할 것 같다. 돌아온 정동영도 있고, 정당으로서 더민주를 열심히 밀어줬는데 정권교체도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정권 교체를 할 정당은 미우나 고우나 더민주밖에 없지 않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북대 앞 유세에선 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전주 지역 후보 3명과 함께 큰절을 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정신에 대한 존중의 의미와 사과의 의미를 담은 절"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사죄 모드'로 일관한 전날에 비해서는 훨씬 적극성을 띠었다.

    

특히 자신에 대한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 때 총리, 장관, 4대 기관장(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총장, 국세청장) 106명 중 호남출신 인사는 29%로,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았다. 또 호남고속철 조기착공, 여수엑스포 유치, 각종공공기관 호남 이전 등을 국토균형발전 사업으로 소개했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오전에는 광주 무등산 입구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서구 발산마을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을 만났다. 이 곳은 지난해 4월 재보선 당시 문 전 대표가 방문하고 떠나면서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는 오후 늦게 전북 김제와 익산을 방문하는 것으로 1박2일의 호남행을 마무리했다. 광주에선 서구을 양향자, 동남갑 최진 후보를, 전북에서는 전주갑 김윤덕, 전주을 최형재, 전주병 김성주, 익산을 한병도, 김제부안 김춘진 후보를 만났다.

    

문 전 대표 측은 "요청이 들어온 후보만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문 전 대표의 광주행을 두고 시민의 반응은 조금씩 갈린다.

    

한 편에서는 생각보다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며 반문 정서를 불식시키고 밑바닥 민심을 효과적으로 어루만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일부에서는 애초 계획대로 조용한 방문이 아닌 떠들썩한 유세가 되면서 사과의 진정성이 부족한 것처럼 비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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