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대우증권 회장 취임이 내달 중순 이전에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애초 지난 7일 산업은행에 인수잔금을 납부하고서 비상근 미등기 임원으로 대우증권 회장직을 맡아 미래에셋증권과의 통합작업을 지휘할 생각이었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오른쪽)이 지난 4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에게 미래에셋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11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 정관은 그러나 이사회가 등기이사만을 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이 비상근 미등기 임원으로 대우증권 회장에 취임하려면 정관을 먼저 바꿔야 한다.

 

정관 개정은 주주총회에서 가능한데, 대우증권 임시 주총은 내달 13일 소집된 상태다.

박 회장이 등기임원 자격으로 대우증권 회장직을 맡는다면 정관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등기임원 선임도 주총 의결 사항이어서 내달로 예정된 임시 주총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박 회장의 대우증권 회장 취임은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는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올 10월 1일을 목표로 추진되는 합병 작업에는 별다른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회장 취임은 형식적인 문제일 뿐 실질적으로는 이미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박 회장은 사실상 대우증권 회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면서 "공식 취임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 4일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에게 미래에셋 배지를 달아주고 업무보고도 받았다.

 

그럼에도 박 회장은 법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대우증권 회장 직함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노조가 '미래에셋 배지 안 달기' 운동에 나서는 등 통합에 반발하는 정서가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대우증권 노조는 지난 8일 "잔금을 치르기도 전에 피인수법인 대표에게 배지를 달아주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미래에셋 배지 안 달기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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