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중앙뉴스=신주영기자]2005년 현대아산을 떠난 김윤규 전 부회장이 회사를 상대로 10년 만에 퇴직금 9억여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김한성 부장판사)는 김씨가 현대아산을 상대로 낸 퇴직위로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1999년 현대아산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남북경협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고 2005년 3월에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2005년 8월 대북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회사에 적발되면서 같은 해 10월 주주총회에서 해임됐다. '남북경협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개인비리와 직권남용, 독단적 업무처리 등으로 회사와 사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회사에 심각한 손해를 초래함'이라는 내용이 해임 사유로 적시됐다.

 

김씨는 이로부터 10년 만인 지난해 4월 "대표이사 및 부회장으로 근무한 약 6년8개월 동안의 퇴직금 9억여원을 청구한다'는 내용증명을 현대아산에 발송했고, 회사 측이 응하지 않자 같은 해 8월 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가 김씨에게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현대아산의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는 '임원이 본인의 귀책사유로 인해 주주총회의 해임결의를 받아 퇴임하는 경우에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 규정에 자신의 귀책사유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명확해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해임결의 당시부터 이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10년 가까운 기간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지금도 해임결의 사유가 없다는 구체적인 주장과 입증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보면 아무런 이유 없이 원고가 해임을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현대아산을 떠나고 이듬 해 아천글로벌을 설립해 대북사업을 계속하고 2008년에는 아천세양건설을 인수해 주택건설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경기 침체로 아천세양건설이 부도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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