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전셋값 상승으로 올해 들어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별다른 규제가 없는 전세자금 대출은 전셋값 상승과 함께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대형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작년 말 23조6천636억원(기금을 제외한 은행계정)에서 올해 3월 25조6천315만원으로 1조9천679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분기 순증액인 1조1천534억원 보다 70.6%,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난 작년 1분기 증가액(1조3천298억원)보다는 48.0% 많은 것이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이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점에 견주면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6천638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NH농협은행(3천812억원), KB국민은행(3천751억원), 신한은행(3천381억원), KEB하나은행(2천97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이 전세자금 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 2014년 3월 1억7천596만원에서 올 3월 2억2천647만원으로 28.7% 뛰었다.

▲   전셋값 상승으로 올해 들어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 평균 전셋값은 3억300만원에서 4억244만원으로 2년 만에 약 1억원(32.8%) 올랐다.

 

특히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수년째 지속하면서 전셋값은 매매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미 전셋값이 매매가의 80%를 넘은 지역도 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의 전셋값은 매매가의 83.7%에 이르렀다. 성동구도 80.7%에 도달했다.

업계에서는 서울 11개구, 경기 10곳이 올해 전세가율이 8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자금 대출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다만 그 상승 폭이 작년 주택담보대출처럼 가파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손정락 연구위원은 "이미 일부 지역은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전세가가 상승할 여지가 많지 않다"며 "올해 전셋값이 일부 오르겠지만 작년처럼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고 이에 따른 전세대출도 급격히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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