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벼랑 밑으로 내려간 것 같다…제재·압박 필요한 시점"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4일 "일부에서 벌써 (대북) 대화론, 출구론이 나오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이야기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물론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고 제재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평화 통일이고 그것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제재와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홍용표 장관이 대북 대화론·출구론 이야기할 시점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출구론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왜 출구가 필요한 것인지, 출구로 문을 열고 나가면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가 출구를 열고 나갔을 때 평화를 얻을 수 있어야 출구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그럴 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요즘 북한은 과거와는 많이 다른 북한이라서 우리도 다른 방식의 대응이 필요하고 차원이 다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핵 문제도 김정일 시대까지만 해도 벼랑 끝 전술이라는 평가를 많이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지금 북한은 벼랑 밑으로 내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벼랑 밑에서 버티면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밑으로 내려간 것도 우선은 정권을 지키겠다는 구상이 있기 때문에 내려간 것 같은데 그런 북한을 상대하려면 우리도 좀 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각오에 입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무엇보다 북한이 소위 (핵-경제) 병진노선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살 길은 비핵화와 민생정책이라는 점을 확고하게 알려주고 핵을 개발하는 비용이 혜택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해야 북한의 계산법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7차 당 대회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며 "지금 사실 당 대회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무리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북한 정권으로서는 당 대회를 통해서 소위 김정은 시대를 열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것이 북한이 생각하는 출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당 대회가 북한에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권 유지를 위해서 무리하게 당 대회를 개최하려는데 과연 이것이 북한 정권이 원하는 대로 갈 수 있을까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당 대회에 참석하는 외빈에 대해 "중국 쪽에선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것 같고, 캄보디아나 이런 쪽 상황을 보고 있는데 실무급으로 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며 "(참석 외빈이) 몇 나라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7차 당 대회 전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고 말했고, 북한이 당 대회 때 대화 제의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화 제의까지는 모르겠지만, 평화협정 얘기는 나올 수 있다. 통일과 관련한 메시지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해서는 "개성공단을 닫는 것은 마지막 과실을 먹은 것 아니냐, 마지막 과실은 남겼다가 씨를 심어서 다시 새싹이 나게 해야 하는데 마지막 과실을 먹은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나는 그것(개성공단)이 마지막 과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성공단을 닫은 결정이나 지금의 이런 상황들이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그 씨앗을 어떻게 잘 심어서 정말 제대로 된 남북관계, 제대로 된 평화, 새로운 한반도로 갈 수 있는 좋은 나무로 키울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에 대해서는 "정부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고, 실태조사 평가가 끝나면 추가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정치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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