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국내 조선 빅3의 1분기 모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계속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에 이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해운업계도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에 돌입했다

 

◇ 조선업계 '빅3' 1분기 실적 저조…구조조정 가속 전망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2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무려 1조630억원의 적자를 냈던 전분기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었지만 영업이익 달성에는 실패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9.1% 줄어든 3조5천321억원, 당기순이익은 31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0조2천728억원, 영업이익 3천252억원, 당기순이익 2천445억원을 기록해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본업인 조선 부문이 아니라 정유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정유 부문 2천억원, 조선 부문 1천9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삼성중공업도 1분기에 매출 2조5천301억원, 영업이익 61억원, 당기순이익 159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악재가 다시 찾아들면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영업이익은 76.8%가 각각 줄었다.

 

이런 가운데 조선 3사의 '수주 절벽'이 현실화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4개월이 지나도록 조선 빅3가 수주한 선박은 평년의 20분의 1 수준인 5척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주한 5척 중 3척이 현대중공업의 실적이고 나머지 2척은 대우조선이 지난 3월 자회사가 수주한 2척의 계약을 자사로 돌려서 수주 실적으로 삼은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5만여명의 직영 인력이 근무하는 조선 빅3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앞두면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도 한층 강도 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업체들은 채권단과 주채권은행의 요구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안을 마련 중이다.

 

◇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구조조정 본격 시동

 

산업은행 등 7개 채권금융기관이 지난 4일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안건을 100% 동의로 통과시키면서 한진해운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다.

 

자율협약에 따라 채권단은 3개월간 원리금과 이자 회수를 유예하고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채무재조정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에도 앞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사채권자들의 채무재조정과 해외 선사들의 용선료 인하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한진해운은 일단 용선료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19일에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만기 연장 등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자구계획안 이행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지난 4일 열린 한진해운 사전 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의 강한 불만이 쏟아져 나와 채무 재조정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진해운은 2013년 5월 23일 3천억원 규모의 제78호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이 중 대부분을 상환했지만 358억원의 잔액이 오는 23일 조기 상환일을 맞는다.

 

한진해운은 사채권자 집회에서 만기를 넉 달 연장하거나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 한진해운 자기주식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셀 전

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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