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동 삼성물산 본사    

[중앙뉴스=신주영기자]삼성물산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12만5천500원으로 거래가 끝나 작년 1월22일(12만4천원)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작년 5월27일 전신인 제일모직 시절 기록한 장중 고가 21만5천500원과 비교하면 40%가량 주가가 빠진 셈이다.

 

건설·패션·리조트·바이오 부문 등이 결합된 통합 삼성물산은 작년 9월 공식 출범 당시 2020년까지 연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해 삼성전자와 더불어 그룹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러나 저유가로 건설 부문의 수주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패션·리조트 부문 역시 내수 경기 위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해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올 1분기에는 회계분식 논란을 사전 불식하는 차원에서 해외건설 프로젝트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4천348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드러냈다.

 

실적 동력 회복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계획 발표 같은 호재마저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최근 삼성물산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이달 16일까지 기관은 삼성물산 주식 409만5천973주를 순매도했 다.

기관 중에는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연기금이 160만7천738주를 순매도해 '팔자' 흐름을 주도했다.

 

국민연금은 작년 9월2일 기준으로 삼성물산 주식 1천131만3천767주(5.96%)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연기금 전체의 매매 흐름에 비춰봤을 때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보유 비중을 상당히 축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은 작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 세계 의결권 자문 1·2위 업체인 ISS와 글래스루이스의 합병 반대 권고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에 119만3천257주를 처분, 삼성물산 비중 축소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은 16일 현재 7.69%로 낮아진 상태다.

 

반면에 개인은 495만6천132주를 순매수하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처분한 매물을 꾸준히 받아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장 뚜렷한 상승 동력이 부재한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 주가가 이제 바닥을 치는 국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가시화할수록 지주사인 삼성물산에 붙는 프리미엄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얻은 후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환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삼성그룹 양대 축인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체제가 한층 구체화되면 숨겨진 프리미엄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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