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5·18 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 직전인 9시58분께 입장했다가 5·18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 중앙뉴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5·18 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 직전인 9시58분께 입장했다가 5·18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박 처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유족들은 박 처장의 자리이 미리 부착된 이름표를 떼내고, 앞에 앉아 있는 정부 관계자들과 김종인·안철수·문재인 등 정치인들을 향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못하냐 하냐!”, “아들을 잃었는데 보상이 다냐!”고 고함을 질르기도 했다.

 

박 처장은 차량을 타고 5·18묘지에 도착, 기념식장에 들어가기 위해 유영봉안소에서 대기했다.

 

박 처장이 5·18묘지에 도착하자 5·18 관련자들이 차량을 막으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기념식장에 자리한 유족들도 박 처장의 참석을 반대하며 항의했다. 박 처장은 기념식이 시작하기 전에 기자들에게 유감 입장을 나타낸 뒤 차량을 타고 기념식장을 떠났다.

 

박 처장이 기념식장을 떠난뒤 이어진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제안됐다. 황교안 총리는 노래를 따라부르지 않은 채 내내 입을 굳게 다물었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김종인·정진석·안철수·천정배 대표 등은 노래를 불렀다. 심상정, 노회찬 당선자 등 정의당 지도부는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가 내려놓고 힘차게 따라 불렀다. 보수단체들은 노래가 시작되자 퇴장했다.

 

한편 박 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청 불허가 청와대의 지시인지 여부에 대해 “결정권이 보훈처에 있다고 얘기하기도 어렵고 청와대에 있다고 얘기하기도 어렵다”면서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따라서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