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맞아 숨진 딸'에게 보내는 판사의 마지막 편지 

자료화면=YTN

 

경기도 부천의 '반미라 여중생' 사건 선고 공판에서 사건을 담당한 판사가 아버지에게 맞아 숨진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재판에 참여했던 방청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20일, 목사 부부가 중학생인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11개월 동안 시신을 방치한 '반미라 여중생'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렸다. 인천지법 이언학 부장판사는 판결을 내리며 학대당하고 살해된 중학생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판사는 편지에서 "너는 이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었구나. 우리가 너를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며 편지를 띄웠다. 이어 "부디 하늘나라에서 사랑하고 보고픈 엄마를 만나 행복하길 바라"라고 전했다.

이언학 부장판사는 마지막으로 "이 땅에서 더 이상 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밝게 밝게 지켜 봐 달라"며 편지를 맺었다.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여중생의 아버지 목사 이(47) 씨에게 징역 20년을, 계모 백(40) 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각각 200시간의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부부가 아이를 보호하기는커녕 아이의 양육을 포기하다시피 했고, 7시간 가량 폭행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유사한 아동학대 범죄의 재벌을 막기 위해서는 엄벌이 마땅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과 징역 12년보다, 5년을 더 높여 형량을 구형했다.

목사 부부는 지난해 3월 17일 오전 5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7시간 동안 부천 집 거실에서 중학교 1학년생인 딸(당시 13세)을 무차별적으로 때려 숨지게한 혐의로 기소됐다.

 

<편지 전문>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했던 OO이, 너의 고통과 슬픔을 통감하면서 편지를 읽는다. OO야 너는 이제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 되었구나. 우리는 너의 아픔과 고통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

 

부디 하늘나라에서 사랑하고 보고픈 엄마를 만나 행복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 땅에서 더이상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밝게 지켜봐 주거라"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