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내년 상반기부터 자신이 가입한 모든 보험의 세부 보장내역을 온라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한국신용정보원은 25일 공개한 '빅데이터 업무 추진계획'에서 본인이 가입한 보험상품의 세부 보장내역 및 분석결과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 '보험다보여'(가칭)를 내년 상반기 중 보험 가입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도 보험협회에서 생존자와 사망자의 보험계약 내역을 확인해 볼 수는 있지만, 실시간 온라인 조회가 어렵고 제공내역도 상품명에 한정돼 있다 가입 보험의 세부 보장내역을 확인하려면 가입자가 일일이 각 보험사에 전화해 직접 물어봐야만 하므로 중복 보장 여부의 확인도 어려운 편이다.

 

보험다보여는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면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상품의 세부 보장 내역을 원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40대 김모 씨가 A생명보험에서 종신보험을, B손해보험에서 상해보험 상품을 가입한 경우 두 상품이 중복으로 보장하는 내역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A씨의 입원담보 가입금액이 A생보사 상품은 1천만원, B손보사 상품이 1천500만원이면 합산 2천5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간단히 조회할 수 있다.

 

보험다보여는 여기서 나아가 세부 보장내역의 동일 연령대의 평균 보장 수준을 비교지표로 제시하기로 했다. 가입자 스스로 합리적인 수준의 보험 가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신용정보원은 보장성보험에 더해 연금보험, 저축성 보험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생·손보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 '보험다모아'(www.e-insmarket.or.kr)와의 연계도 추진하기로 했다.

 

신용정보원은 연말까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신용정보원은 민영 보험사와 공제기관의 보험 가입내역 빅데이터를 토대로 보험사기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분석모델 '보험사기다잡아(가칭)'를 내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입원급여나 고액사망급여 상품을 중복해 청약하는 등 이상징후가 보이면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 보험가입을 거절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과잉진료나 허위청구 가능성, 보험사기 가능성을 고도화된 통계기법으로 분석해 보험금 지급 전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18년부터는 계약자와 피보험자, 피해자 등 관계자의 상호연관성을 연계해 분석하는 '비정형 분석 시스템'을 운영해 단순 분석으로는 적발이 어려운 공모형 보험사기까지 대응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신용정보원은 이밖에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권 신용정보를 연계해 분석해 금융사의 분석 모형을 정교화하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은행·보험사의 대출상품 리스크 평가 모형,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정보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게 그 예다.

 

또한 신용정보 빅데이터 분석 정보를 기반으로 핀테크 기업의 신사업 개척을 지원하고, 개인의 금융권 전체 대출금 정보를 총망라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정해 가계부채 관리에도 기여하기로 했다.

 

다만 비식별 정보를 받은 자가 정보를 가공해 특정인의 정보임을 다시 구별(재식별)해내는 행위를 막기 위해 내부 관리 규정을 마련하고 시범 테스트를 통해 재식별 방지 안전성 점검을 하기로 했다.

 

이밖에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최고 수준의 정보보안 수준을 갖추고, 빅데이터 취급의 안전성·전문성 확보를 위한 자문기구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비식별 개인신용정보의 활용 근거를 명확히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신용정보원 관계자는 "업권별 신용정보를 취합해야 하는 일부 업무계획은 신용정보법 개정을 전제로 한 것도 있지만, 보험다보여 등 일부 서비스는 법 개정 없이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업계 임원과 학계, 법조계 등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신용정보원이 마련한 빅데이터 업무계획을 논의했다.

 

임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올해 초 설립된 신용정보원의 출범 의미는 신용정보보호 강화와 빅데이터 활용에 있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금융회사는 상환 능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 소비자에게 합리적 수준의 대출 금리를 제시할 수 있고, 소비자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상품 보장 내역을 비교해 보고 스스로 노후 설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를 향해서는 "빅데이터 정보분석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한다면 우리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보분석 역량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리스크 관리하는 데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빅데이터 처리의 모든 과정에선 개인 신용정보가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며 "빅 데이터 활용이 자칫 개인정보 보호와 충돌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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