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국내 가계의 빚이 1분기에 20조원 넘게 늘면서 총액 1천224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 국내 가계의 빚이 1분기에 20조원 넘게 늘면서 총액 1천224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의 대출심사(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 영향으로 가계빚 폭증세는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계대출이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저축은행 등은 대출금리가 은행권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대출을 받은 국민의 이자부담은 가중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이 1천223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4분기 말 1천203조1천억원보다 20조6천억원(1.7%) 늘어 작년 2분기(33조2천억원)부터 3분기째 이어진 분기별 30조원대 증가보다는 다소 둔화됐다.

▲  국내 가계의 빚이 1분기에 20조원 넘게 늘면서 총액 1천224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작년 1분기 증가 폭이 13조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빠른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

 

작년 1분기 이후 1년 새 125조4천억원(11.4%)이 늘어 전년 동기대비 증가 규모로도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중 가계대출 잔액은 1천158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0조5천억원(1.8%) 늘었다.

 

작년 4분기 중 가계대출이 36조5천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줄었다. 예금은행은 잔액이 569조3천억원으로 1분기 중 5조6천억원 증가했다.

작년 4분기 증가폭(22조2천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작년 4분기 18조원에서 1분기 5조4천억원으로 줄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도 작년 4분기 9조6천억원에서 1분기 7조6천억원으로 둔화됐다.

 

하지만 이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에도 2조7천억원이 늘면서 3월 말 잔액이 102조2천억원에 달해 100조원 선을 돌파했다.

 

업권별로는 대부분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저축은행은 작년 4분기 증가액이 1조원에서 1분기 1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보험, 증권, 카드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1분기 중 7조4천억원이 늘어 작년 4분기(4조7천억원 증가)보다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 국내 가계의 빚이 1분기에 20조원 넘게 늘면서 총액 1천224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업권 별로는 카드·할부회사 등 여신전문기관과 증권·자산유동화 회사·대부업체 등의 증가규모가 커졌다. 판매신용 잔액은 65조2천억원으로 1분기에 1천억원(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용카드사의 판매신용 잔액이 1분기 중 4천억원 줄었고 백화점·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도 1천억원 감소했지만 할부금융사가 5천억원 늘었다.

 

이상용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가계신용의 증가 폭은 다소 줄었지만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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