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한국은행 신병곤 금융통계부장이 4월 국제수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대폭 감소했다.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두 달째 늘었다.

 

경상수지는 그동안 '불황형'이나마 흑자를 유지하며 외환 건전성 등에 도움이 돼왔지만, 이젠 그나마도 규모가 대폭 줄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6년 4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는 33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5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벌이면서 최장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

그러나 흑자액은 지난 3월(100억9천만 달러)과 비교해 3분의 1 정도로 감소했고 작년 4월(77억3천만 달러)의 44% 수준에 그쳤다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4년 1월(18억7천만 달러)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이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 지급하는 배당금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품수지 흑자는 95억6천만 달러로 3월(124억5천만 달러)보다 28억9천만 달러 줄었다.

수출은 403억1천만 달러로 작년 4월보다 19.2% 줄었고 수입은 307억5천만 달러로 18.7% 감소했다. 2014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상품교역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졌지만 4월에는 수출의 감소 폭이 더 컸다.

 

품목별 수출실적(통관기준)을 보면 디스플레이패널이 작년 4월보다 37.0% 급감했고 가전제품(-25.0%), 승용차(-18.3%), 기계류·정밀기기(-16.5%), 철강제품(-13.9%) 등의 감소 폭도 컸다.

 

지역별로는 중남미(-39.7%), 중동(-27.4%), 일본(-25.4%)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브리핑에서 "상품 수출의 지속적인 감소는 해외 수요의 부진과 유가 하락, 철강제품 등의 단가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지난 4월에는 선박 수출에서 받은 대금이 통관 규모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포함하는 본원소득수지는 40억7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액이 3월(8억6천만 달러)의 4배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 부장은 "경상수지 흑자의 감소는 법인들의 대외 배당금 지급이 4월에 증가한 영향이 크다"며 "경상수지 흑자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소득 적자는 45억1천만 달러 적자로 3월(12억2천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인 이전소득수지는 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16억2천만 달러로 3월(10억달러)보다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5억3천만 달러 적자를 냈고 운송과 지식재산권사용료에서도 각각 5천만 달러와 6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건설수지는 5억5천만 달러 흑자로 기록됐지만, 흑자 규모는 전월(9억2천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1억7천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7억8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9억3천만 달러 각각 늘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에서 순자산은 33억6천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증권투자는 72억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8억4천만 달러 늘어 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권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지난 4월 파생금융상품은 10억3천만 달러 유입초(자본이 들어온 것)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3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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