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수석들, 채팅방서 물밑조율..."마음만 먹으면 금세 합의"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제20대 국회의 첫 임시국회가 오는 7일 소집되지만, 여야의 극적 타결이 없는 한 법정 시한인 이날까지 원(院) 구성이 이뤄지기는 어렵게 됐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원 구성 시한 이틀 전인 5일에도 협상 중단의 책임이 상대편에 있다고 비난하면서 '네탓 공방'으로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 워내수석들이 채팅방에서 물밑 조율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지난달 31일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 선출을 자유투표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한 데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협상 재개의 요건이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두 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여야 합의 정신을 뒤집고 짬짜미를 했다"며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자유투표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더민주가 이른바 '통 큰 양보'라고 주장한 법제사법위원장 양보가 실제로는 전혀 양보가 아닌 '꼼수'와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협상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야당은 국회의장 및 운영·정무·기획재정 위원장을 가져가겠다는 과도한 요구를 '통 큰 양보'와 혼동하는 것 같다"며 "원 구성 협상 지연의 책임을 청와대로 돌리는 구태정치까지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대화를 접고 협상을 중단시킨 책임은 오히려 새누리당에 있다고 맞섰다. 법사위원장을 넘겨 주겠다는 양보를 하는 등 원 구성 협상의 의지를 충분히 보였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화려한 말 속에 숨지 말고 당장에라도 협상 테이블로 나와 진솔한 대화를 시작하자"며 "여당의 파트너는 청와대가 아니라 야당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청와대 배후조종설'을 거듭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자유투표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더민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끼리 모여 여야 협상과 관련한 이견을 조율하는 것조차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역시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원 구성 협상이 한시라도 빨리 재개되기를 촉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회동 계획이 잡힌 게 없다"며 새누리당이 조속히 협상에 복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민심은 하루라도 빨리 국회를 열어 민생과 국민 안전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이 같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무노동 무임금의 절박한 심정으로 24시간 협상장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표면적인 대립 구도와 별개로 실무 차원의 '물밑조율'은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법정시한에 임박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야 3당 수석부대표들은 전날에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협상 재개를 위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명간 협상이 재개될 수도 있다는 게 두 야당의 관측이다.

 

더민주 박완주 수석부대표는 "며칠 남지 않았다고 하지만, 원 구성 협상은 이제 '결단'의 문제다. 한두 시간만 얘기하면 의장 문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금세 정리하고 상임위 분할·통합이나 정수 조정도 금세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수석부대표도 "못박을 수는 없지만 연휴 끝나기 전에 한번은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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