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올 하반기에 만기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기업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 최대한 싼값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회사채 발행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대우는 내달 초 1천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포스코대우는 11월16일 만기를 맞는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돌려갚기 위해 2년 만에 사채(社債) 시장을 두드리는 것이다. 만기일보다 4개월 앞서 차환용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현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현 금리가 낮은 수준이어서 미리 발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올 9월 3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만기를 석 달 앞두고 이달 24일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CJ E&M은 오는 30일, LS 산전은 내달 5일 각각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그전에 자금을 조달해 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회사채를 싼값에 발행한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다.

 

AA등급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지난 10일 연 1%대 금리로 3년물 1천600억원과 5년물 400억원 등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표면금리는 3년물 1.737%, 5년물 1.895%로 같은 등급(AA)의 일반 기업들이 그동안 부담하던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AA+등급인 삼성물산이 16일 발행한 3천억원어치의 표면이율은 3년물 1.736%, 5년물 1.891% 수준에서 결정됐다.

 

삼성물산으로서는 첫 1%대 금리 회사채 발행이다.

삼성물산이 작년 12월 발행한 3년물과 5년물 회사채 금리는 각각 2.2%, 2.4% 수준이었다.

한편 미국 연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0.25∼0.5%로 동결하기로 결정해 국내 채권시장은 당분간 더 강세장(금리 하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대, 10년물은 연 1.5%대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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