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개미핥기. 빈치목(貧齒目) 개미핥기과 포유류의 총칭. 특유의 긴 혀를 이용, 닥치는 대로 개미를 핥아 먹어치운다.     ©사진=다우경제연구소 제공.

 

▲ 금성테크는 재생용 재료수집과 판매가 주 사업이다. 하지만 적자에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다우경제연구소 제공.

 

▲ 금성테크는 최근 10억 원 미만의 소액 유상증자를 했다. 적자기업인 금성테크가 이처럼 소액 유상증자를 되풀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소액증자     ©사진=다우경제연구소 제공.

 

[중앙뉴스=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감자(減資·reduction of capital)를 했으면 유상증자(有償增資·paid-in capital increase)를 해선 안 되는 것이었다. 일명 '개미핥기', 금성테크(대표 이홍구)에 '개미지옥' 사이렌이 울렸다.

 

금성테크의 돈 찍어내기 수법! 결국 '개미 무덤'이 되고 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금성테크가 '개미핥기'라고 불리는 배경이다.

 

금성테크는 감자를 통해 약 300억 원의 누적적자를 74억 원으로 줄였다. 숫자놀이를 통해 자본잠식률을 해소한 것이다. 금성테크는 그렇게 상장폐지 대상에서 탈출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에서 행해지는 감자는 거의 모두가 무상감자(無償減資)이다. 무상감자를 하면 회계상 회사의 자본금은 줄어든다. 하지만 실제 자산에 변동이 없다.

 

예를 들어 200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회사가 자본잠식으로 자본금이 100억 원인 상태라면, 2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인 50% 감자를 하면 자본금이 100억 원이 된다. 무상감자를 통해 결손을 날리고 남는 돈은 감자차익이라는 자본잉여금 항목에 들어간다.

 

즉 장부상의 자본금이 실제 회사에 남아 있는 자본금과 같아진다. 결국, 자본잠식이 사라지고 재무건전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무상감자는 실제의 회사 가치와 장부상의 회사 가치를 일치시키기 위한 연출인 셈이다.

 

이때 주주는 자신의 보유 주식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감자 이후 재상장 때 주식시장에서의 주가는 2배가 된다. 즉 보유주식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 금성테크는 감자를 통해 누적적자를 대폭 줄였다. 사업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을 한 게 아니다. 단지 숫자놀음으로 상장 폐지의 위기를 탈출한 것     ©사진=다우경제연구소 제공

 

▲ 금성테크가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률을 없앴다. 감자 전후(前後)의 비교도표.     ©사진=다우경제연구소 제공


금성테크는 지난해 7월, 보통주 4주를 동일 액면주식 1주로 병합했다. 75% 비율의 감자를 했다. 이로 인해 자본금은 감자 전(前) 297억 5,123만 원에서 감자 후 74억 3,780만 원으로 감소했다.

그리고는 연거푸 유상증자와 사채를 발행했다. 추가상장을 통해 돈을 찍어 낸 것이다. 특히 최근엔 금액이 10억 원 미만인 소액 유상증자를 했다.

 

최근 금성테크는 9억 9,999만 8,720원의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마쳤다. 10억 원 미만의 소액 유상증자였다.

 

적자기업인 금성테크가 이처럼 소액 유상증자를 되풀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10억 원 미만의 소액증자는 당국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금성테크가 소액증자를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금성테크 배진성 전무는 "결손금이 300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줄어든 것은 감자로 인해 220억 원의 차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까지 확정, 진행되는 사업이 없기 때문에 유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소액 유증은 1년에 한번 밖에 안했다"고 털어놨다.

 

▲ 금성테크가 감자를 통해 상장폐지 위기를 탈출하더니 추가상장을 반복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제공


▲이홍구, 10억 원에 상장사 금성테크 대표자리 꿰찬 회계사 출신

이처럼 금성테크가 감자와 증자 등 숫자 놀음에 능한 배경도 관심을 끌고 있다. 금성테크 대표 이홍구(36)가 회계사 출신이라는 것.

 

지난해 10월, 젊은 회계사가 창립 25년 차인 코스닥 상장사 금성테크를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일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이홍구 씨가 신주인수권(BW) 행사와 자사주 매입으로 금성테크 지분 5.08%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보유 중이던 BW를 행사하면서 처음 금성테크 지분을 취득했다. 이후 당시 금성테크 최대주주였던 홍유찬 씨에게서 주식 81만2407주(지분율 2.4%)를 매입한 뒤 BW 행사(1.3%)와 자사주 매입(1.1%)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리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가 금성테크 경영권 인수를 위해 지출한 금액은 약 10억 원 수준이었다.

 

금성테크 대표 이홍구는 1979년생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삼일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에서 근무했던 회계사 출신이다. 2006년부터 개인적으로 투자 컨설팅 활동을 했고, 인수 당시 금성테크 경영진에게 투자자문을 해주며 지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10억여 원의 자금으로 코스닥 상장법인의 경영권 인수가 가능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당시 금성테크의 빠듯한 재무사정 때문이었다.

 

▲ 금성테크 임원현황.     ©사진=금감원 제공

 

▲ 금성테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     ©사진=금감원 제공

 

▲ 금성테크 주봉 그래프. 감자이후 수차례에 걸쳐 세력이 차익실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가 부양을 통해 향후 유상증자 물량의 차익실현이 예상된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전환청구기간 풀리는 9월, 다가오는 개미들 눈물!
금성테크는 2014년 8월부터 전환사채(CB) 발행에 박차를 가했다.

2014년부터 발행한 전환사채 중 8·9회 차 대상 총 22억 원은 모두 실제 전환 청구, 상장을 마쳤다.

 

또 10회~13회 차 전환사채 111억 원의 전환청구 기간은 오는 9월부터 시작된다. 금어기가 풀린다. 시장에 나온다는 얘기다.

 

이미 전환청구 완료된 22억 원어치는 전환가격이 모두 540원·544원이었다. 최근의 전 고점 2,330원을 기준으로 주당 1,790원, 무려 331%의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 모두가 수익 창출 대상들인 셈이다.

 

현재까지 발행된 8회~13회 차 전환사채 중에 약 17%(22억)만 모두 주식으로 전환됐다. 나머지 83%(111억 원)는 전환청구기간이 오기만을 손꼽고 있다.

 

그중 최대주주인 이홍구 대표 앞으로 발행된 전환사채는 10억 원이다. 해당 주식은 올해 2월 모두 주식으로 전환됐다. 언제든 시장에 풀 수 있다는 얘기다.


▲대주주 이홍구 유증 물량, 12억 원 시장에서 대기 중

잠깐. 개미들이 특별히 눈여겨봐야 할 내용이다.

또 가장 최근에 보호예수(保護預受·safe deposit of securities certificates)기간이 끝난 대상 중 5월 18일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대주주 이홍구의 유증 물량 12억 원도 시장에서 대기 중이다. 당시 주당 발행가는 564원이었고 212만 7,659주이다. 개미들이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 금성테크 유상증자 현황.     ©사진=다우경제연구소 제공

 

▲유상증자를 통한 금성테크의 지갑 채우기

금성테크의 자금 확보는 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창구를 활용했다.

2014년부터 발행한 유상증자 금액은 234억 2,000만 원. 그 중 보호예수(保護預受·safe deposit of securities certificates)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금액이 118억 7,000만 원에 달한다.

결국, 전환사채의 전환 대기 상태인 111억 원과 합치면 229억 7,000만 원이 현재 시장 입구에서 대기 중이다.

 

스타투자개발을 포함, 대표이사 이홍구가 받은 유상증자 금액만 61억 원이다. 스타투자개발은 이 대표가 지분 68%를 소유하고 있다.

 

이 중 21억 원은 모두 보호예수기간이 끝났다. 언제든 시장에서 매도가 가능하다. 나머지 스타투자개발이 보유한 40억 원은 2017년 7월 23일, 상장된다.

 

결국, 대표이사 이홍구에게 발행된 전환사채 10억 원과 유상증자 61억 원을 합치면 총 71억 원이 그의 몫이다.

 

이를 차익실현을 한다면 천문학적 숫자의 금액이다. 이홍구는 단돈 10억 원에 금성테크를 인수, 불과 1년 만에 그 많은 돈을 번 것이다. 이는 모두 개미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그나마 대표이사 이홍구가 자신이 보유 중인 지분 385만5527주에 대해 보호예수기간을 1년 연장, 내년 7월 23일 이후에 매도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양심으로 풀이된다.

 

▲금성테크 관리종목 벗어날까?
금성테크는 3월 2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최근 3사업연동 중 2사업연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성테크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며 "올해 반기 감사보고서를 받은 후 관리 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기존 사업인 비철금속사업부의 사업성이 악화하자 영화제작사의 지분투자와 화장품 제조사 지분 100%를 취득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금성테크 측은 "이번 감사과정에서 자료가 누락돼 투자금 40억 원에 대한 전액 대손충당금이 설정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성테크 대표 이홍구는 "영업이익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감사회계법인에 요청해 올해 반기에 감사를 받아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올해 관리 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또 그는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고객의 만족과 신뢰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인드로 더욱더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감자에 이어 거듭 반복되는 유상증자 돈 찍어내기로 과연 고객 만족을 시킬 수 있을까? 전직 회계사라 숫자놀이에 능하다는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

 

아울러 본지는 금성테크의 꼼수를 낱낱이 분석, 독자들에게 계속 보고하겠다. 더는 개미들이 눈물을 흘려선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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