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회 "지원 부족해 학부모 부담 커"…국공립 증설비용 사립 지원 요구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정부의 맞춤형 보육 시행에 반발해 일부 어린이집들이 부분 휴원이라는 집단행동에 들어간 가운데, 사립유치원들도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30일 집단휴원을 예고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집회 참가 목적의 집단휴원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행정처분도 할 수 있다고 경고, 충돌이 예상된다.

 

▲ 서울광장서 최대 3만명 규모의 집회가 열린다.   

 

26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사립 유치원 3천500여곳은 30일 휴원을 하고 서울광장에 모여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를 위한 전국 학부모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집단 휴원에는 전국 사립유치원 총 4천200여곳 가운데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 소속된 3천500여곳이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83.3%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치원총연합회는 집회에 사립유치원 교사들과 학부모 등 최대 3만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립유치원들이 이 같이 반발하는 것은 국·공립유치원에 비해 크게 부족한 정부 재정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유치원연합회에 따르면 교육부가 국·공립유치원 원아들을 위해 매달 1인당 98만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지원 규모는 유아학비·방과후과정비·교원처우개선비 등을 합쳐도 평균 31만원 수준이다. 불과 국·공립유치원의 31.6%에 머문다.

 

따라서 국·공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가정은 사실상 학부모 부담이 월 1만원 밖에 되지 않지만, 사립유치원 학부모는 1인당 월 22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고 있다.

 

그동안 교육부를 상대로 사립유치원 지원 확대를 요구해온 유치원총연합회는 정부와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집단휴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협회는 '사립유치원 학부모는 차별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유아교육의 평등권을 보장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회원 유치원들에 최근 발송했다.

 

협회는 이어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유아와 학부모들도 (지원의 형평성에 대한) 국가의 약속을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학부모단체와 사립유치원 교원 모두가 나서야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휴원과 집회 동참을 호소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전국 사립유치원 어린이는 52만여명으로 국·공립유치원생 의 16만명에 비해 훨씬 많지만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협회는 당장 국고 투입이 쉽지 않고 재정이 한정된 현실에서 국공립유치원과 동등한 수준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공립유치원 확대 기조에 따라 매년 국공립유치원을 증설하는 비용을 사립유치원 지원에 돌리기만 해도 원아 1인당 월 5만2천원 가량이 돌아갈 것"이라면서 "이렇게 하면 사립과 국·공립유치원 간 형평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사립유치원들의 집단 휴업은 '불법'이라고 경고하고, 휴원하기 전 대화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에 재정지원을 늘려 학부들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재정 여건과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휴원과 같은 불법적 방법으로 문제를 풀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치원이 자율휴원을 하려면 학기 시작 전 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결정한 뒤 관할청에 보고해야 하고 임시 휴업도 감염병 발생 등으로 국가가 휴원을 요청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집단휴원은 학습권 침해로 행정처분이 가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을 통해 할 수 있는 행정처분으로는 원모모집 제한과 인가 취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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