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FTA로 무역적자 두배...일자리 10만개 날아가"

[중앙뉴스=김종호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탄력을 받고있는 반(反)세계화, 신(新)고립주의 무역정책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28일(현지시간) 오후 펜실베이니아 주 모네센에서 한 연설에서 "영국에 있는 우리의 친구들이 그들의 경제와 정치,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아오는 데 투표했다. 이제 미국 국민도 우리의 미래를 다시 찾아올 때"라며 신고립주의 무역정책을 발표했다.

 

▲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후 ‘미국 판 브렉시트 바람’을 기대하고 있는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기치로 하는 무역정책 노선을 발표했다.    

 

특히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미FTA를 밀어붙인 여파로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 개나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주장은 FTA 등 자유무역과 세계화로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이날 연설한 모네센 시는 미국의 전형적인 철강 도시로,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낙후된 중서부 공업지대)'에 속한다. 트럼프의 핵심지지층인 저학력 백인 남성의 비중이 큰 곳이다.

 

트럼프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등 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정책을 발표한 뒤, 같은 날 오하이오에서는 TPP가 "미국을 성폭행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30여 년간 자유무역과 산업계의 이해를 옹호해 온 공화당의 정통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난 데다 제조업 중심의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이어서 공화당과 미국재계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의 연설은 공화당이 지지해 온 국가 간 자유로운 무역과의 중대한 단절을 예고하는 것으로, 공화당 내 경제계 인사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을 지지해온 미국 상공회의소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실현되면 물가는 더 높아지고, 일자리는 적어지고, 경제는 약화될 것"이라고 실시간으로 조목조목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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