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올해 1분기 가계가 쓰지 않고 쌓아둔 돈이 전분기 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계가 지갑을 열지 않는 현상이 계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24조3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21조1천억원)보다 3조2천억원 늘었다. 잉여자금은 예금이나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기업 상여금 등으로 가계 소득이 증가하면서 잉여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잉여자금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돈을 그만큼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72.1%로 작년 동기보다 0.3%포인트(p) 하락, 1분기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올해 1분기 가계의 잉여자금은 작년 1분기(28조8천억원)에 비해서는 4조5천억원 줄었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은 영업이익 개선 등의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작년 4분기 6조5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조5천억원으로 감소했다.

 

1분기 자금조달은 21조4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30조5천억원)보다 9조1천억원 줄었고, 자금운용은 17조9천억원으로 6조1천억원 감소했다. 일반정부 부문에서는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서 자금잉여 규모가 1분기 5조3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15조4천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국외 부문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작년 4분기 33조2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30조6천억원으로 줄었다.

 

3월 말 현재 총금융자산은 작년 말보다 2.4% 증가한 1경4천945조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자산에서 대출금, 지분증권, 투자펀드 비중은 하락하고 현금, 예금, 채권 비중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1천788조3천억원으로 석달 사이 34조8천억원 늘었다.

 

금융자산은 3천230조9천억원으로 54조8천억원, 금융부채는 1천422조7천억원으로 20조원 각각 증가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93조3천억원 많았다.

지난 3월 말 현재 금융자산은 2천339조1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1조5천억원 늘었고, 금융부채는 2천432조4천억원으로 9조3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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