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한달째 의식 불명..김양 가족, 수천만 원 병원비로 두 배의 고통

 

▲ '모야모야병'을 앓던 여대생에게 강도 행각을 벌인 피의자가 모 방송사 공채 개그맨 출신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 중앙뉴스


뇌혈관이 좁아지는 희귀질환 '모야모야병'을 앓던 여대생에게 강도 행각을 벌인 피의자가 모 방송사 공채 개그맨 출신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6월 5일 오후 11시 50분께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 중이던 여대생 김모 양(19)은 갑자기 뒤에서 흉기로 위협하는 A씨를 뿌리치고 집으로 도망쳐 부모님께 강도 사실을 알린 뒤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김양은 의식을 잃었고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양은 '모야모야병'으로 지난달 29일까지 세 차례의 뇌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김양의 의식은 돌아오고 있지 않다. 김양의 가족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로 인해 두 배의 고통을 겪고 있다.

 

5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모야모야병을 앓는 여대생 강도치상 혐의로 지난달 22일 의정부지검에 구속기소된 A(30)씨는 2009년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2011년 모 방송사 개그맨 공채시험에 합격해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하지만 현재 A(30)씨는 활동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수년 전 대출 사기를 당한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헤어진 여자친구와 지인에게 돈을 빌려 지금까지 근근이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는 범행 이틀 만인 지난달 7일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범행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와 현장에 있던 담배꽁초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A씨를 구속하고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A씨는 현재도 "당시 술에 만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워 피해자와 합의도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검은 오는 6일 범죄피해자구조심의회를 열어 김양의 사례를 심의, 정부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모야모야병은 양측 뇌혈관의 일정한 부위가 내벽이 두꺼워지면서 막히는 병으로 뇌로 가는 혈관이 정상인보다 얇아 약한 것이 특징이다. 두통이나 마비, 심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을 일으키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