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가전업체 코웨이의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이물질(니켈 도금)이 섞여 나온 것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민원제기와 소송 등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은 정수기를 사용한 이후 피부병 등이 심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니켈이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코웨이 소비자 "집단소송도 불사"

 

7일 유통·가전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얼음정수기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개설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한 카페의 경우 개설한 지 이틀 만에 2천700여명이 가입했고, 집단소송 참여 인원을 파악한다는 공지사항에는 4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코웨이는 문제가 된 얼음정수기 3개 모델(CHPI-380N·CPI-380N/ CHPCI-430N/ CPSI-370N) 계정이 현재 8만7천개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집단행동에 나서는 소비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부품 도금이 벗겨져 물에 섞여 나왔다는 점은 물론, 코웨이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도 1년 이상 소비자에게 공지하지 않고 정수기를 '업그레이드'해준다며 해당 부품을 교체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도 이물질 발견 주장

 

이런 가운데 업계 2위인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도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정수기에 대한 불신이 업계 전체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청호나이스는 자사 얼음정수기에서도 일부 부품의 니켈 도금이 벗겨져 나온다는 주장을 확인중이지만 아직 정확한 사례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그간의 얼음정수기 불만신고 데이터에도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며 "용접 불량이나 제품 노후에 따른 현상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정확한 상황은 좀 더 파악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청호나이스는 매니저급 엔지니어 150명을 포함해 약 300명의 직원으로 구성한 비상팀을 만들고 이물질과 관련된 고객 상담에 대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습기 살균제와 공기청정기 유해물질 논란으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정수기까지 된서리를 맞으면서 정수기 시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 불안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것은 물론 제품 개선과 사태 수습에 각 기업이 적지 않은 돈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웨이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정수기를 회수·폐기하는데 538억원가량이 들어가고 렌털비도 500억원 이상 환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데 1천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습기 살균제 이후 일상 속에서 무심코 쓰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라며 "공기청정기에 이어 정수기까지 문제가 터진 만큼 가전 렌털 시장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으로써 갖춰야 할 윤리적인 자세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은 물론 형사 고소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특히 일부 소비자의 경우 중금속인 니켈이 실제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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