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新裝開業),20대 국회 ..그나물에 그밥

20대 총선이 끝나자 총선에서 살아남은 與,野 의원들은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앵무새 입맞추 듯일제히 ‘일하는 국회’와 ‘협치’를 강조했다.

 

19대와 달리 변화된 국회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며  신장개업(新裝開業)한 20대 국회가 첫 대정부 질문부터 ‘막말’과 ‘욕설’이 오가더니 결국에는 19대 국회의 모습을 뛰어넘는 ‘아수라장’국회로 만들었다. 의원들끼리의 막말은 기본이요 고성과 삿대질은 본게임으로 들어가기위한 전초전(前哨戰)이며 몸풀기 였다.

 

20대 국회는 역대 어느국회보다 가장 빠른 원구성으로 협치(協治)를 다짐하며 출발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0대 국회도 ‘비리국회’, ‘특권국회’, ‘막말국회’,‘공전(空轉)국회’의 구태(舊態) 를 반복했다.

 

역대 국회가 보여줬던 온갖 볼썽 사나운 모습을 20대 국회도 복기(復棋)하듯 한달만에 고스란히 토해냈다.20대 국회도 첫번째 시험에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 그렇치! 그버릇 남주나?란 말이 국민들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니 이번 국회도 싹수가 노랗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은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다.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김 의원은 ‘지역편중 인사’문제를 언급하며 황교안 총리를 거칠게 추궁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질문만 하라”고 항의한 게 발단이었다.

 

감히 필자(筆者)가 주제넘게 충고를 하나 하자면 대표 질의에 나서는 의원은 개인의 자격이 아닌 당을 대표하는 신분이다. 따라서 말이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단상에 서야할 것이다.그래서  막말, 삿대질,고함 등은 잠시 묻어두어야 한다.

 

또 한가지 매번 자신과의 견해가 다르다고 딴지를 걸고,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함을 치고 소란을 피우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소위 금뱃지를 달고있는 고귀하신 분들중에 어느 한분이라도 자신이 무식하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의원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상대를 지적하고 뭉개려는 어리석은 행동은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20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자로 나선 김 의원이 새누리당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 등을 지목해 “어떻게 대전 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뽑아 놨나” “총리의 부하직원이냐”고 힐난한 것은 상식을 넘어선 발언이며 대전 시민들을 욕보인 행위다.

 

게다가 김 의원 입에서는“저질 국회의원들하고 같이 국회의원 하는 것이 창피해 죽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소위 한 지역의 지역민을 대표하는 공인이 그것도 국회 방송으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대정부 질문 중에 이런 막말을 질러댄 것은 동료 의원과 방송을 시청하는 국민들을 깔아뭉갠 오만함이 아닐 수 없다.

 

김 의원은 19대 국회 대정부 질문 때도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누루지 못하고‘버럭 맞대응’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국 김 의원의 유감 표명으로 대정부 질문이 속개되긴 했지만 이렇게 도마뱀 꼬리자르듯 끝낼일이 아니다.

 

국회가 대정부 질문을 계속 하고자 한다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만일 이번과 같은대정부질문을 계속해야 한다면 아예 의원들은 국회의원 뱃지를 떼어버리겠다는 각오로 싸워라.

 

여야가 이런 식의 저질 막장극을 계속해서 할 요량이면 앞으로 4년 더 지켜 봐야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정말 괴롭다.

 

사실 여야의 신경전은 첫 주자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부터 시작됐다. 박 의원이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불법자금 지원 의혹 및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부실수사를 들어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새누리당 조원진ㆍ이은재 의원 등이 야유를 보냈다.

 

이 의원은 야당의원의 첫 질의 때부터 “아우, 창피해. 그게 질문이냐”등의 야유를 보내 야당 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매번 반복되는 지적이지만 대정부 질문에 나선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야당 의원들은 목소리만 높을 뿐 핵심도 못 찌르고, 여당 의원들은 장관들 감싸기에 급급하고 소위 종, 2품의 벼슬을 하사받은 나랏님들은 무성의와 불성실한 답변으로 앵무새 조잘대 듯 하는 대정부질문은 이제 그만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민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있다. 

 

막말과 고성이 전부였던 20대 첫 임시국회가 6일 종료됐다.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받았던 19대 국회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 권위와 특권 내려놓기가 임시 국회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지만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남의동네 불구경 하듯 해결방안 하나 내놓지 못하면서 무능하고 무식한 국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 줬다.

 

사자성어(四字成語)중에 "무식한 사람에게 경을 읽어줘야 소용이 없다" 는 뜻으로 우이독경(牛耳讀經)이란 말을 쓴다. 무식한 사람을 비꼴때 종종 쓰는 말이다.

 

더 나쁘게 표현하자면 바보에게 고심한 도리를 말하고 조롱하는 말로도 쓰인다.스스로를 똑똑하고 잘난사람으로 알고있는 의원들에게 쓰여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굴뚝 같지만 지금 같아서는 그렇지 않을성 싶다.

 

무식한 국회가 되지 않으려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 해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길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대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 지를 읽어내야 한다. 왜냐하면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들의 준엄한 민심이 그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여야 각당이 상생의 정치를 구현할 것을 국민들로부터 요구받았다면 시대적 흐름과 국민들 열망에 따라 민의를 받들어 협치와 상생의 정치로 새로운 국회상을 정립해나가길 제발 부탁한다.그리고 지금은 경제·민생 문제를 위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국회의원들 겸손한 마음과 협치에서 나온다.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국가를 이루고 세계를 바꾼다.1이 시작이라면 2는 완성이다.19와 20은 그래서 분명 달라야 한다.

 

과거의 모습 그대로인 수준이하의 국회 모습에서는 당신들을 더이상 국민들의 대표라고 말하지 않겠다. 그리고 당신들 스스로도 정치인이라 말하지 말라.

 

올바른 정치인은 도덕적이고 품위가 있어야 한다. 존경받는 국회의원의 모습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더이상 국민들 앞에서 쪽팔리는 모습은 그만 보여라..싸움만 하는 국회는 이제 정말 정중하게 사양하고 싶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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