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25% 수준으로 동결됐다.

 

한은은 14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린 바 있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하했던 만큼 경기 추이와 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도 경기부양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한 만큼 하반기 경기 흐름을 보고 나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엔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늦어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생겼지만 이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변수가 불거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이로 인해 한은은 국내 증시 등에 투자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투자자금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이 발생하면 유출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대출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됐어도 급증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1천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수도권에 이어 지방까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됐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667조5천억원으로 한 달 새 6조6천억원이 늘었고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새 4조8천억원이 증가하면서 50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도 변수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둔화와 브렉시트 충격 때문에 예상 시기가 미뤄지긴 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금리를 1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달엔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부진한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한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부진 업종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고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충격이 발생하면 추가 금리 인하 등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1∼2차례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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