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유지 수수료 도입?... “검토 한적 있으나 확정된 것 없다”

[중앙뉴스=김종호 기자] 지난 2014년부터 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연봉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보수가 임원의 능력과 실적에 맞게 산정되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 정부는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상장회사 등의 임원 보수 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 실적 부진에도...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상반기 보수 7억5100만원

 

올해 상반기 시중·지방은행장중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 논란이 예상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박 행장에게 올해 상반기 은행장 보수로 총 7억5100만원을 지급했다. 이 중 기본급여는 1억9200만원이고, 상여금은 5억5900만원이다.

 

지난해 1년 간 4330억3400만원의 순익을 올린 KEB하나은행의 경우 함영주 행장에 총 6억13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1조753억원을 시현한 우리은행, 1조1072억원을 기록한 국민은행, 1조1505억원 순익을 올린 기업은행 등은 행장에게 각각 5억원 이하의 보수를 줬다.

 

박 행장의 보수는 6억1300만원인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6억500만원인 조용병 신한은행장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씨티은행의 박 행장 연봉은 최고 수준이지만 그에 비해 실적은 반대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씨티은행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5.1%(301억원) 줄어든 55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9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1%(1043억원) 급감했다.

 

업계에서도 시중·지방은행들 가운데 최하위 수준의 이익을 기록한 상황에서 박 행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성과급 지급 구조 및 시기에 차이가 있어 상반기 급여만으로 타행과 단순 비교하게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 한국씨티은행, 상반기 분쟁민원 증가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소비자 분쟁민원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KB국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만 분쟁민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쟁민원이란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 ‘금전적 다툼’으로 인해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접수한 민원을 가리킨다. 금전문제가 연관돼 있어 해당 금융사로 이첩되는 단순민원과 달리 금감원이 별도로 관리ㆍ처리한다.

 

지난 4일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7개 은행의 분쟁조정민원 신청건수는 총 856건(중ㆍ반복 포함)으로, 전년동기(1287건)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분쟁조정 민원 신청이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었다. 뒤를 이어 한국씨티은행도 KB국민은행과 함께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분쟁 조정 민원 건수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씨티은행의 민원분쟁 건수는 71건으로 전년동기(59건)에 비해 29%늘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민원제로 캠페인을 통해 민원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 한국씨티은행, 계좌 유지 수수료 도입하나

 

계좌유지 수수료는 일정 금액 미만이 예치된 은행 계좌에 소정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제도 도입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계좌유지 수수료를 도입할 경우 은행 비용이 절감되고 대포통장이 줄어 금융사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입장이 바뀌었다.

 

또한 최근 씨티은행이 계좌유지 수수료도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은행권에서 계좌유지 수수료를 도입하려는 분위기 확산과 금융당국에 제도 도입 필요성을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은행의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방안은 1000만원 미만의 자산보유 고객 등 특정 자산을 기준으로 이보다 더 적은 금액을 예치하고 거래가 거의 없는 고객들에게 매월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골자다.

 

국내에서 개인 고객에게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SC제일은행에 이어 씨티은행이 두 번째다. SC제일은행은 2001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했으나 소비자 반발이 거세 2004년에 폐지했다.

 

이에 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을 검토한적은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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