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이후 주택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연내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추석 이후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내면서 당분간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청약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면서 인기 지역과 비인기지역 간의 희비는 크게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 "미분양 쌓이기 전에 팔자"

 

연말까지 분양 봇물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 연말까지 분양을 앞둔 아파트는 총 16만8천900여가구로 이 가운데 14만3천500여가구가 분양, 2만5천300여가구가 임대아파트로 공급된다.

 

건설사들이 미분양이 쌓이기 전에 빨리 분양하려고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는데다 추석 연휴를 피해 연기했던 물량들도 대거 쏟아내면서 당장 다음 주부터 분양 랠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2만6천500여가구(이하 임대 포함)가 분양에 나선다.

 

이달에는 특히 강남권에서 '재건축 분양 대전'이 펼쳐진다. 대림산업이 신반포5차를 재건축해 건설하는 아크로리버뷰와 삼성물산이 잠원 한신18·24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GS건설이 서초 방배3 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방배에코자이 등이 차례로 일반 분양에 나서 청약열기를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이들 3개 단지는 강남권이라는 입지상의 장점뿐만 아니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여부를 집중관리하기로 하면서 분양가가 얼마에 책정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연말까지 경기 6만6천900여 가구, 인천 9천100여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경기 광주시 태전7지구에서 '힐스테이트 태전2차'(10·11단지)를, 10월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에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2차'를 분양한다.

 

GS건설도 같은 달 경기도 안산시 고잔지구 90블록 일대에서 '그랑시티자이'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59∼140㎡ 아파트 3천728가구와 전용면적 27·54㎡ 오피스텔 555실로 구성된다.

 

지방에서는 상반기 청약 성적이 우수했던 부산을 중심으로 브랜드 아파트가 대거 공급에 나선다.

 

연말까지 8천5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인 부산에서는 코오롱건설이 이달중 동래구 사직동에서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를 분양한다. 두산건설도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A-21블록에서 전용면적 84㎡ 272가구 규모의 '정관두산위브더테라스'를 분양한다.

 

◇ 청약 쏠림현상 심화…비인기지역은 미분양 우려

 

전문가들은 일단 인기지역의 분양 열기는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분양시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수요나 실수요 모두 많은 상황이라 추석 이후에도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유망한 사업장은 잘 되고 공급량이 많았던 지역은 청약미달 사태를 보이는 등 쏠림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연구위원은 "추석 이후 9∼10월에 유망한 분양 물량이 많아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추석 이후 청약제도 관련 규제가 나오지 않는 한 분양 열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은 높지만 초기 분양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미분양 재고로 남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올해 아파트 청약자가 2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평균 청약 경쟁률도 12.4대 1로 지난해(11.5대 1)보다 치열해졌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조사한 올해 2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분양 후 3∼6개월 계약 비율)은 70.5%로, 지난해 2분기(92.2%)보다 21.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분기(78.6%)와 비교해서도 전국의 초기분양률은 8.1%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서울의 계약률(99.9%)만 전분기보다 높아졌을 뿐 인천은 1분기 89.4%에서 2분기에는 74.2%로, 경기도는 76.1%에서 67.8%로 각각 떨어졌다.

 

특히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중도금 대출 건수를 1인당 최대 2건으로 제한하고 소득심사 등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미분양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분양권 전매 차익이나 프리미엄 유무에 따라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는 이탈자가 발생하면서 신규 분양된 아파트 10채 중 3채는 계약이 안 된 것"이라며 "수요자들이 옥석을 고른다는 의미인 만큼 앞으로도 유망한 사업장으로의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은행 안명숙 고객자문센터장은 "중도금 대출을 해주면서 소득심사를 한다는 것은 그 전까지 없던 절차여서 분양 계약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미계약 물량은 늘겠지만 '똘똘한 1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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