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전 조율"


▲ 김황식 국무총리 내정자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 원장은 이날 새 국무총리 후보자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 e중앙뉴스=지완구 기자]
오는 29일부터로 예정된 김황식 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 앞두고 증인채택 등을 둘러싼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뤄지는 등 여야간에 또 한번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제기와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는 오늘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여야 간사를 선임한데 이어 증인채택 여부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참고인 2명을 요청한데 비해 야당은 4대강 사업 감사 늑장 발표 의혹과 관련해 은진수 감사위원을, 김 후보자의 누나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 특혜 지원과 관련해 김필식 총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일단 인사청문 특위는 일단 정회를 한채 간사간 협의를 통해 입장차를 조율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간의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절차를 추석 이후 신속하게 처리해 국무총리 공백을 최소화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는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관과 감사원장을 지낸 김 후보자는 공정사회라는 국정목표를 수행할 적임자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또 정부 역시 국정 공백을 줄이기 위해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교체 장관들에 대한 인선을 서둘러야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현미경과 돋보기 검증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오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황식 후보자는 대법관과 감사원장 두 차례의 후보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상위직으로 올라갈수록 도덕성 기준은 엄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사라지는 상황에서 김황식 후보자는 총리로 승진한 이유에 대해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청문회에서 병역기피 의혹과 세금탈루 의혹 등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MC몽은 방송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군대에 가지 않은 김황식 감사원장은 총리가 되는지 의아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병역 문제를 포함해 세금탈루 의혹, 감사권 남용 의혹 등 제기되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요직으로 갈 때마다 김 후보자의 누이가 총장으로 있는 사립대학교의 국고 지원금이 대폭 늘어났다는 주장을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김 후보자가 광주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한지난 2004년엔 전남 나주의 동신대학이 정보통신부로부터 315억 원을 지원 받는 등 2004년과 2005년 사이 국고 지원액이 1,150여 억원에 달했다고 밝힌바 있다. 

또, 지난 2008년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부임했을 때 이 대학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71억 원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그 해 지방사립대 지원금으로는 최고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방소재 사립대학이 이 정도의 대규모 국고지원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 "김 후보자가 영향을 미친 것인지에 대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대한민국은 그렇게 허술한 나라가 아니라며 관련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앞서 김 후보자 측은 그 대학에 어떤 지원이 얼마만큼 이루어졌는지 일절 알지 못하며 지금까지 공직을 수행하는 동안 국가가 부여해 준 직책과 권한을 사사로이 남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런가운데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총리는 적극적으로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청문회용 총리가 아니라 국가용 총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회창 대표는 오늘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김태호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낙마한 이후 청와대는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인선해 온 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회창 대표는 앞서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대담에서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물밑 조율 논란과 관련해 일본 자민당 정권이 붕괴한 것은 바로 이런 막후정치가 위주가 돼 국민들이 배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