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에도 태풍으로 다가온 김영란 법
교육계에도 태풍으로 다가온 김영란 법
  • 이윤범 칼럼
  • 승인 2016.10.15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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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928일을 기점으로 김영란 법이 발효되어 온 나라가 온통 들썩이고 있다. 이 법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직원, 학교 교직원 등이 일정 규모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처벌하는 내용의 법이다.

 

원래 이법은 20116월 당시 김영란 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하고, 2012년 그녀가 직접 발의한 법이어서 “김영란 법”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법은 16개월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6928일부터 시행되었는데, 그 이전에 변호사협회와 기자협회 등이 헌법소원심사를 냈던 것을 2016728일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려 전격 시행된 것이다.

 

이 법안이 제정될 때와는 달리 적용대상도 대폭 확대되었다. 원래 이법은 공직자의 부정한 금품수수를 막겠다는 취지로 제정되었다. 그런데 입법과정에서 적용대상이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까지 확대 되었다. 그래서 이법의 직접적인 대상은 이들의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거의 400만 명에 이른다.

 

김영란 법의 시행여파는 학원가에도 큰 돌풍으로 다가오고 있다. 연일 대학에서는 김영란 법의 적용 범위와 항목에 대해서 토의를 계속하고 있다. 학생들의 출석이나 학점취득의 문제가 아주 예민한 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결석을 한경우에 출석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징병검사를 받거나 직계가족의 상고 등의 이유로 규정에 따라 출석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로 병원을 방문하고 난 후 진단서를 첨부하면 학교 규정은 없어도 상황을 감안하여 교수의 재량에 따라 출석으로 인정한 경우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뿐만 아니라 통상 4학년 2학기에 제적 중인 학생은 졸업예정자 자격으로 취업을 할 수 있었고, 취업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학교에서는 출석을 인정해주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었다. 이번 학기에 이미 취업을 하거나 통보 받은 졸업예정자들이 항의를 하자 이번 교육부에서는 이런 문제를 감안하여 융통성을 보여 학교 규정을 개정하여 대처할 것을 통보하였다. 그러나 이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하여 몇몇 대학에서 반발을 보이자 교육부와 대학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또한 성적처리 문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보통 학기말이 지나고 성적이 발부되고 나면 성적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성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대부분 온갖 이유를 다 들이 대면서 성적정정을 읍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제는 이런 관행도 사라질 것이다.

 

김영란 법이 시행된 이튿날 방송 뉴스 시간에 모 대학생이 교수에게 커피 한 컵을 사다 준 사건이 김영란 법의 첫 번째 위반사건으로 신고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이제는 학생과 교수 사이에 아주 사소한 선물교환도 허용이 되지 않는 다는 말이 된다.

 

통상적으로 스승과 제자 사이에는 부모와 자식과 같은 끈끈한 관계가 형성된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고 또한 여러 학생들이 모여 교수에게 식사 대접을 하기도 한다. 이제 이런 최소한의 사제관계의 훈훈한 모임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더구나 1년에 한번씩 다가오는 스승의 날엔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조그만 성의를 표시할 때가 있다. 또한 예전에 우리가 스승님들께 불러 드렸던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를 요즘 학생들이 불러 줄 때는 기쁨보다는 자기 반성의 시간이 된 것도 사실이다. 정말 학생들에게 그런 대접을 받을 만큼 내 자신이 스승으로서 최선을 다했는지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 학생들의 조그만 부담도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홀가분하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부패방지에 대한 법은 철저하고 또한 예외가 없다. 그래서 학생들은 뇌물에 준하는 물품을 선생님들께 제공할 엄두는 아예 내지 못한다. 또한 교수도 아예 뇌물을 바라지도 않을뿐더러 부패에 해당하는 관행도 거의 없다. 단지 성의를 보이고자 하는 조그만 선물에 준하는 최소한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커피한잔 정도를 뇌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해서 김영란 법의 시행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보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43위라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환영할 일이다. 오히려 이런 기회를 이용해서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부패문화가 근절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또한 이 법의 시행이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국가의 위상이 몇 단계 성장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법의 파급효과는 김영삼 대통령이 실시했던 “금융실명제” 시행 이 후 가장 사회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그 법의 시행으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금융자산 소유내용이 음성에서 양성으로 드러나는 큰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혼란이 있었지만, 금융실명이 당연시 되는 지금에 이 법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이와 마찬가지고 김영란 법이 시행된 지금 당장은 많은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법 시행이 자리를 잡기 바랄 뿐이다. 이 법의 성공이 그만큼 한국의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운대학교 베트남학과 이윤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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