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올해 집값이 급등한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는 매수 문의와 거래가 뚝 끊긴 가운데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추석 전까지 다락같이 올랐던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의 경우 추석 이후 거래가 감소하고 호가도 약보합세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 16일 정부의 강남권 규제 검토 방침이 전해지면서 매수 문의가 실종됐다.

 

가격도 금주 들어 500만∼1천만원씩 추가로 하락했다.

 

개포 주공1단지 42㎡의 경우 지난주까지 저가 매물이 10억4천만원 선에 나왔으나 금주 들어 500만∼1천만원 싼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18일 2건의 계약이 예정돼 있었는데 매수 예정자들이 약속 시간을 깨고 계약을 포기했다"며 "급매물이라고 할 수 있는 싼 물건들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매수자들은 일제히 관망하고 일부 매도자들은 가격이 떨어질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며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 주공5단지도 호가가 급락하며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 아파트 112㎡는 지난주까지 시세가 15억4천만∼15억6천만원 선이었는데 금주 들어 4천만원 이상 낮춘 15억원부터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게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반적으로 3천만∼4천만원 이상 호가가 떨어진 상태에서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지난달까지만 해도 매물이 없어 못 팔 정도였는데 지금은 싼 매물이 나왔는데도 사겠다고 나서는 매수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잠실 주공5단지 정비계획안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통과 여부가 변수가 되겠지만 일단은 당분간 약세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가격이 크게 오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단지도 매수 문의가 뚝 끊기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의 규제 검토 사실이 알려진 뒤 매수 대기자 2명이 전화해 정부의 규제가 나올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지켜보겠다고 매수 의사를 철회했다"며 "당분간은 거래가 끊긴 상태에서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매수자들도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재건축 단지들도 매수 문의가 줄면서 움츠러들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잠원동의 G공인 대표는 "잠원동 일대는 단기간에 워낙 가격이 많이 올랐고 최근에는 매물도 많지 않았는데 금주 들어 매수 문의도 없고 조용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기 전까지 매수자들의 관망장세가 이어지고 가격도 일부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단기간에 다락같이 올라 매수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시점에 정부 대책이 언급되면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 된 셈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어떤 규제책을 내놓을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일단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당분간 가격도 상승세를 멈추고 거래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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