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1971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국제 환경단체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우리나라는 올해 유독 미세먼지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 받았다. 그 중에서도 초미세먼지는 폐암이나, 뇌졸중, 천식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초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곳이 바로 석탄화력발전소다. 그린피스는 이러한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가 석탄 관련 정책을 선회하도록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상생활에서도 종이컵과 같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텀블러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손민우 그린피스 캠페이너를 <중앙뉴스>가 만나봤다.

 

▲ 일상생활에서도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손민우 그린피스 캠페이너     © 임효정 기자

 

▶ 그린피스와 그린피스 한국지부에 대한 설명 바랍니다.

 

▲ 그린피스는1971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국제 환경단체로 현재 전 세계 55개국에서 기후에너지, 해양보호, 삼림보호, 독성물질제거, 북극보호, 건강한 먹거리, 총 여섯 개 주제로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 후원자와 독립재단의 기부로만 운영되고 정부나 기업의 후원은 일절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11년 설립된 서울사무소는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소속으로 현재 기후에너지 캠페인과 해양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 손민우 캠페이너께서는 서울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활동하다가, 그린피스로 오게 된 이유가 있나요?

 

▲ 서울환경운동연합은 국내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의 지역 지부 입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주로 구, 시 단위의 풀뿌리 지역 운동에 중점을 두고, 생활 속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기후변화처럼 전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린피스에 지원했습니다. 또 전 세계에 지부가 있는 그린피스에서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공통의 목표를 갖고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 그린피스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 저는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로 주로 기후변화를 앞당기는 에너지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후변화와 초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을 막기 위한 캠페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그린피스에서 2015년부터는 낡은 화석연료인 석탄 줄이기 캠페인을 새로 시작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우리나라가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전기의 40%를 석탄발전소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원자력발전이나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보다도 높은 겁니다. 국토면적 대비 석탄발전 밀집도를 보면 세계 2위, OECD 국가 중 1위고, 1인당 석탄소비량으로는 세계 5위 수준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4일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시작으로 이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에너지 체제 자체를 전환하기 위한 변화가 시작된 것인데요. 그런데 전 세계가 구시대적인 석탄을 버리고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석탄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그린피스가 한국에서 석탄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허가는 살인면허 발급과 같다”고 했는데, 석탄화력발전소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석탄발전소는 가장 손쉽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수단 중 하나지만, 동시에 가장 오염이 심각한 발전 방식입니다. 특히 석탄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는 그 위험성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올 한해 초미세먼지 때문에 괴로워하셨는데요.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로 아주 위험한 물질입니다. 그런데 크기가 머리카락의 1/20~1/30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마스크로 잘 걸러지지도 않습니다. 초미세먼지가 폐 속으로 들어가면 폐 세포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피부로도 침투해서 폐암이나, 뇌졸중, 천식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킵니다. 산모의 경우 조산할 수도 있습니다.

그린피스와 하버드대 대기화학 환경공학과 대니얼 제이콥 (Daniel Jacob) 교수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운전 중인 53기의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1100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밝혀졌습니다. 또 정부가 추가로 증설을 계획 중인 20기(*연구시점 기준으로 20기이며, 2016년에 이중 2기가 가동을 시작해 현재는 18기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음)의 석탄발전소로 인해 매년 1020명의 추가 조기사망자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축소하고 있는데, 한국만이 거의 유일하게 구시대 에너지원에 집착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 한국은 현재 전력의 40%를 석탄에서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9년까지 현재 운전 중인 석탄발전소의 60% 규모에 달하는 18기의 신규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반면 재생가능에너지 의존율은 1.1%에 불과해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정부가, 2035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의존율을 11%로 높이겠다고 하는데, 이 역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뒤떨어지는 수치입니다. 한마디로 정부 정책상 재생가능에너지를 현실 가능한 미래 에너지로 고려하지 않고 있는 건데요. 경제논리로 저렴한 발전원에만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깨끗한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겁니다. 석탄과 원자력 중심의 전력산업 카르텔이 워낙 강력하고 그로 인한 관성이 너무 강한 것도 또 다른 이유 입니다.

 

▶ 라우리 뮐뤼비르따 글로벌 선임 캠페이너는 “한국의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 규모는 선진국 중 최대수준이라며‚ 기술력이 높은 한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 왜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앞서 잠시 말씀드린 대로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이 지극히 단시안적인 판단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에너지 생산의 우선순위를 단기적인 경제성을 바탕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한 석탄과 원자력발전에 전력생산의 70%를 의존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재생가능에너지의 경제성은 이미 해외 유수 기간을 통해 검증되고 있는 만큼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단기적 이익만을 쫒다가는 세계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석탄은 온실가스와 초미세먼지를 내뿜고 원자력 발전소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위험이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발생시키는데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재생가능에너지의 시장 진입을 늦추고 있는 원인으로 보입니다. 경제성의 측면뿐 아니라 공익과 환경 측면 모두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죠.

한국의 산업구조와 정책은 여전히 석탄과 원전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고, 여러 가지 특혜가 구시대적인 에너지원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비교적 청정연료로 분류되는 천연가스나 우리가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은 정책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죠. 이런 이유로 아직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 깨끗한 하늘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손민우 그린피스 캠페이너     © 임효정 기자

 

▶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야 한다면, 에너지 자원의 대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단기적인 대안으로는 석탄보다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천연가스가 있습니다. 사실 천연가스 발전소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설비용량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이용률이 2015년 기준 40% 미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석탄보다 천연가스의 발전단가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석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환경피해를 고려했을 때, 단기적인 경제성 계산만으로 이런 선택을 한다는 것은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눈앞에 이익, 단기적 경제성만이 아니라 삶의 질과 사회적 비용까지 함께 고려한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이 꼭 필요합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는 낫기 때문에 단기적인 대안이지만 여전히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채굴과정에서 각종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근본적 대안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으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해야 합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효율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수요는 증가해서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가능하고 깨끗한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100%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실현해야 합니다. 세계 각국 정부가 현재 이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고 독일, 포르투갈 등 일부 나라들은 이미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전력구조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까요?

 

▲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로서 제가 너무나도 안타까운 점 중 하나가 기후지형적으로 한국에서는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다는 건데요. 이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한국의 태양광 발전 잠재력은 독일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천리안위성을 사용해 한반도의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량을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한국에서 기술적으로생산가능한재생가능에너지전력량이현재우리나라설비용량의 88배, 작년공급된전력량의 22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이 기술적으로나 지리학적으로나 100%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이 충분히 가능한 나라라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겁니다. 따라서 태양광을 비롯해 풍력, 지열, 수력, 바이오매스 등 다양한 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해야 합니다. ‘신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의 홈페이지를 통해 각 지역마다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량이 얼마인지 보다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한국 정부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세워져야 한다고 보나요?

 

▲ 한국에서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여전히 불가능한 미래에너지로 인식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정책 또한 세부적인 실천 로드맵이 없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고, 지금의 에너지 정책은 여전히 구시대 에너지인 석탄과 원전에 많이 치우쳐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아직까지도 석탄과 원자력을 지원하는 정책이 대다수 입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흐름에 맞춰 재생가능에너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이 설정해 놓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율은 2035년까지 11%에 불과한데요. 이를, 과감하게 30% 이상까지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현재 정부는 ‘신 에너지’라는 용어에 폐기물 소각이나 석탄가스화, 탄소포집저장처럼 구시대적이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술을 포함시켰고 이를 장려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이름만 신 에너지인 구시대적 에너지가 아닌 진짜 재생가능에너지인 태양광, 풍력 등에 투자해야 합니다.

 

▶ 그린피스의 활동이 우리나라 기후에 있어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 그린피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내 석탄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문제를 제기하며 단기간 안에 우리정부가 석탄 관련 정책을 급 선회 하도록 만드는 기여했습니다. 이런 변화를 이끌기까지 수많은 국민들이 지지와 참여가 있었습니다. 그린피스는 앞으로도 국제적인 단체가 가진 다양한 경험과 과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화력발전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캠페인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러한 활동이 우리나라가 구시대적 에너지를 탈피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펴는데 반드시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깨끗한 하늘을 되찾기 위한 그린피스의 앞으로의 계획과 꿈에 대해 알려주시겠어요?

 

▲ 우리 정부는 10기의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향후 석탄발전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정부의 이런 발표가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급한 불끄기 식 대응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아직도 정부가 18기의 신규 석탄발전소 추가 증설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획대로 신규 석탄발전소가 건설된다면, 초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린피스는 한국이 노후 석탄발전소뿐 아니라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증축 계획을 취소하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정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시민여러분의 지지와 참여가 있어야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해서 다루더라도, 국제 환경과 우리나라의 환경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그린피스. 환경오염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를 이끌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펴도록 하고 있다. 이 안에서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로 활동하며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손민우 캠페이너로 인해 우리나라가 한층 더 친환경적인 나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그린피스와 손민우 캠페이너의 많은 활동들이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의 기후를 변화시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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