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원고 패소 판결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지난해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A형 19번 문항'의 오류 주장에 대해 법원이 또 다시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김흥준 부장판사)는 18일 수험생 서모씨 등 5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수능시험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서씨 등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원고 패소로 판결을 내렸다.

 

▲ 법원이 수험생의 작년 수능 국어 문항 오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연합뉴스

 

문제가 된 19번은 '애벌랜치 광다이오드'를 소재로 한 기술 관련 지문을 제시하고 내용과 일치하는 보기를 고르는 문항이었다.

 

제시문에는 '흡수층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와 양공(+) 쌍이 생성될 수 있다'고 적혀있고, 정답으로 제시된 2번 보기는 '애벌랜치 광다이오드의 흡수층에서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려면 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서씨 등은 "지문의 '생성될 수 있다'는 표현은 개연적인데 반해, 정답 문항은 '입사되어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정답을 고르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서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객관식 시험은 문항과 보기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가장 적합한 하나만을 정답으로 골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당시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제시문은 흡수층에서 전자-양공 쌍이 생성될 수 있는 조건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광자의 입사'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그 이외 다른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며 "전체 문맥에 맞춰보면 정답과 제시문 내용이 서로 일치하는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어영역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답을 선택할 수 있는 논리적 추론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며 "제시문의 범위를 벗어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정답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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