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비박, 대통령이 놓은 덫에 걸려 오늘 탄핵 불발”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당의 '4월 퇴진' 당론 결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내년 4월말 사퇴 및 6월말 조기 대선' 퇴진로드맵을 당론으로 정한 것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면죄부 시나리오로, 그 최종 종착지는 보수 재집권 전략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추미애 대표가 청와대의 속셈이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연합뉴스

 

추 대표는 "지금은 탄핵만이 어지러운 정국을 수습할 유일한 방안"이라며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이 대통령이 놓은 덫에 걸려 오늘 탄핵이 불발됐다. 200만 촛불과 온 국민은 오늘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며 "청와대의 속셈은 비박을 묶어두고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렇게 당하고도 친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박의 결정에 인간적인 연민마저 느껴진다. 아직까지 성난 민심보다 국정농단의 공동정범이자 피의자인 대통령이 더 무서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다. 국민의당이 뒤늦게라도 탄핵대열에 동참한 것은 다행"이라며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께도 호소한다. 여러분이 서야할 곳은 헌법을 유린한 자의 옆이 아니라 헌법을 지키는 국민이다. 진심으로 탄핵대열 동참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 대표는 "새누리당이 어제 '내년 4월말 사퇴 및 6월말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정하자 청와대는 야당의 입장을 갖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며 "오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힐난했다.

 

추 대표는 "야권은 튼튼한 야권 공조를 통해 탄핵가결로 화답해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일시적으로 탄핵을 막은 것처럼 보이지만, 즉각퇴진과 즉각탄핵을 요구하는 국민 민심은 더 강렬해졌다. 내일도 6차 촛불은 여지없이 광장에 모여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어젯밤부터 탄핵가결을 위한 본회의장 농성에 들어갔다. 오로지 국민명령 따라 대통령 탄핵과 즉각사퇴를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은 이미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경찰 인사를 단행했으며, 다음 달 검사장 인사를 통해 자신을 겨냥한 검찰을 길들이고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 4월까지 진행될 특검을 빠져나가고자 할 것"이라며 "내주에는 자신의 의혹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연다고 한다. 지지층 결집과 동정여론을 만들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누가, 어떤 세력이, 대통령의 뒤에서 흑막의 반역사적 시나리오를 쓰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눈앞의 성난 민심과 국회 탄핵을 모면하고 책임이나 아무런 반성 없이 재집권을 꿈꾼다면 국민과 야당은 반드시 그 꿈을 끝장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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