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남은 임기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임무에 집중하겠다”

[중앙뉴스=임효정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국민들이 통치력 부족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와 인터뷰, 그리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시민으로서, 계속 목소리를 내면서(raise my voice) 유엔을 도울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반기문 사무총장이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연합뉴스

 

한국의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퇴진요구 시위에 대해서는 "한국 국민이 이 위기를 빠른 시일 안에 극복하고, 헌법에 따라 정상적인 국정운영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반 총장은 오는 31일을 끝으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서 물러난다.

 

그는 한국 내 사태에 대해 "한국 국민이 정부의 통치력 부족(lack of good governance)에 분노와 실망을 표시하고 있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상당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면서 "한국 국민이 수십 년간 보여 준 경제 성장에 대한 자부심과 지혜, 성숙함으로 이번 위기를 빠른 시일 안에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매우 훌륭하고, 회복력이 있으며, 성숙한 민주 체제를 갖고 있다"면서 "한국 국민이 미래지향적으로, 성숙한 민주정신과 지혜로 이를 극복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나의 조국을 위해 일하는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로선 아무것도 말할 순 없다"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년 1월 1일이 오면 귀국한 뒤, 각계 지도자, 친구들과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조국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막중한 임무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반 총장은 인터뷰에서 5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 대해 "유엔과 지역 패권국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했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그 나라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분열된 탓에 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티의 콜레라 창궐, 남수단 내전, 유엔 평화유지군과 직원의 현지인 대상 성범죄 등 유엔의 실패가 부끄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성범죄에 대해선 무관용 정책으로 즉시 조처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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