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중인 위례신도시내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 연합뉴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정부의 11.3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신도시 분양권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화성 동탄2신도시는 지난 9일 수서발 고속철도인 SRT가 개통되며 분양권 문의가 살아날 것을 기대했지만 실제 현지 중개업소는 썰렁했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분양권 프리미엄이 최소 1천만∼2천만원은 떨어졌는데 매수자들은 좀 더 지켜보겠다고만 한다"며 "호가를 낮춰 팔아달라는 급매물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성남시 수정구 W공인 대표는 "호가가 대책 발표 전보다 평균 10% 이상 떨어졌지만 매수 대기자들은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특히 12월 들어서는 하루종일 사무실에 나와 있어도 문의전화 한 통 없는 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역시 위례신도시 분양권을 거래하는 송파구 장지동 O공인 대표는 "지난달 분양권 거래량이 10월 중순 이전 거래량의 20∼30%도 안되는 것 같다"며 "대책 발표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대출규제도 심해졌고 금리 인상 가능성에 시국까지 안 좋아서 매수·매도자들이 더욱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도 중소형 주택형의 분양권 호가가 평균 1천만∼2천만원 하락했지만 거래가 안된다.

 

H공인 대표는 "살 사람은 있는데 가격이 더 빠질 것으로 보고 관망하는 것"이라며 "어떤 대기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와서 시세만 물어보고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당장 입주를 앞둔 아파트 중 잔금 마련을 하지 못한 분양권 소유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기존에 살고 있던 주택을 팔고 새 아파트에 입주를 하려던 사람이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살던 집이 안팔리면서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분양권을 비싸게 팔고 나가려던 사람들도 거래가 끊기면서 새 아파트의 잔금 연체 이자를 물어야 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잔금 마련을 못한 사람들이 내놓는 전월세 물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위례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안 된다 보니 입주할 사람도, 팔고 나갈 사람도 모두 낭패를 보고 있다"며 "현재 입주 단지에서 분양권을 내놓은 사람들의 절반 정도가 (잔금 마련을 위해) 전월세로 돌려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시장에 이어 분양권 시장의 침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재건축 등 입주권 제외)은 604건이 신고됐으나 11월에 444건으로 감소하고 12월에는 10일 현재 90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주택시장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통령 탄핵 등 정국마저 어수선해지면서 내년 초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시장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정부차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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