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이 가네..정유년(丁酉年)을 위해

▲ 윤장섭 국장     © 중앙뉴스


병신년(丙申年)이 저물고 닭띠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열렸다.언제나 그렇듯이 12월의 끝자락에 서면 반성과 후회가 밀려오기 마련이다.반대로 새해를 떠올리면 기대와 희망이라는 단어들이 생각나 새해 아침이 설레임으로 기다려지기도 한다.

 

새해를 맞으면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축복을 기원하는 인사를 건넨다. 비록 고단한 삶일지라도 서로서로 용기를 잃지 말고 앞으로 잘될 거라는 희망을 갖자는 격려다.

 

정확하게 1년전, '기자'와 일면식(一面識)이 있는 논객(論客)은 기대와 호기심 속에 새해를 맞는다며 2016년은 국운이 변곡점(變曲點)을 맞는 격동의 한해가 될것이라고 예단(豫斷)했다.

특히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의 계절이 될 것이라며 나라와 기업의 명운이 '구조개혁'과 혁신의 성패에 달렸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결국 국민모두가 희망을 노래했던 2016년 ‘붉은 원숭이띠’의 병신년(丙申年)은 보수논객의 충고처럼 국운이 변곡점을 맞는 격동의 한해가 되버렸다.

 

보수논객이 예단했던 변곡점은 결국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이었다. 작지만 강한나라 'KOREA'가 2대에 걸친 최씨 부녀의 국정논단 덧에 걸려 정치도 경제도 확실한 탈출구가 없어보인다.

 

최순실의 부체춤에 빠져 눈까지 멀어버린 대통령을 바라본 300만명의 국민들은 분노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남녀노소(男女老少)모두는 광화문에서 촛불을 밝혔다. 그리고 그 촛불의 끝은 대통령의 직무(職務) 정지라는 엄청난 힘으로 작용했다.

 

2016년의 병신년(丙申年)은 그렇게 기억조차 하기싫은 불행한 역사의 한 페지로 방점(傍點)을 찍었다. 그럼에도 정유년(丁酉年)새해는 어김없이 밝아오고 있다.

 

한해를 마감하는 끝자락에 교수들이 선정한 정유년(丁酉年)의 사자성어가 관심을 끈다. 석학(碩學)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중앙대 역사학과 "육영수"교수가 추천한 '군주민수(君舟民水)'을 선택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는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는 뜻으로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이다.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최순실 게이트'로 성난 민심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매주 광화문 광장에 모여 '대통령하야'를 외친 끝에 결국 박 대통령 탄핵안까지이끌어낸 상황을 빗댄 것이다.

 

2위는 176명(28.8%)의 교수들이 꼽은 '逆天者亡'(역천자망)이고 3위는 113명(18.5%)이 꼽은 '露積成海'(노적성해)였다.역천자망(逆天者亡)은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로,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하기 마련이다'라는 뜻이다.

 

이 성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농단은 입헌 민주주의의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원리를 거스른 일"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3위를 차지한 노적성해(露積成海)는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가 추천한 성어로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작은 이슬방울이 모여 창대한 바다를 이루듯 한국 역사의 큰길을 시민들의 촛불 바다가 장엄하게 밝혔다"고 말했다.교수들은 대부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닭은 신(信), 문(文), 인(仁), 무(武), 용(勇)의 오덕을 갖춘 동물로 닭띠생은 지능과 지모에 뛰어나며 사물을 이루어 내는데 비상한 재주가 있다. 또 담력도 있고 인심을 사며 정보수집 능력과 앞을 내다보는 예견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2017년은 왠지 좀 더 밝을 것 같고, 형편도 좋아질 것같은 느낌이 든다. 정유년을 맞는 모든 이들의 간절한 바람이라는 것에 초를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쩌면 그런 기대가 오늘의 현실과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돌고 돈다. 그리고 변화한다. '기자'는 2017년 새해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국민들의 판단에 이견(二見)이 없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대통령의 탄핵은 헌재의 결정에 따라 조기에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

 

2017년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동시에 변화의 원년이 시작되는 특별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믿고싶다. 국민을 사랑하고 존경하면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된다. 그런 정부가 들어서기를 간절하게 기대하는 것이 모두의 한마음이다.그래서 국민들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국민생활정치가 시작되는 새해가 되기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경제난으로 힘들고 고단하지만 다시 한 번 한국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다짐하는 정유년(丁酉年)의 새아침을 맞고싶다. 평범한 진리가 우리사회에 전반에 통하고 정착되는 한해, 그래서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워나갈수 있는 작지만 큰나라 대한민국을 꿈꾸고 싶어한다.

 

정치는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 돼야 하고 국민들의 작은 목소리 조차도 차별하지 않고 실천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큰 목소리 정치나 멱살잡이정치, 패거리폭력정치가 사라지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국민보다 자신들을 위해 탐심과 독선을 가지고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오만의 구태정치는 이제 국민들이 두둘겨 패서라도 모두 사라지게 하자.

 

새해 아침 눈부시게 떠오르는 동해의 태양을 바라보면서 우리사회 변화의 시작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 대자연 앞에서 고백하자. 그리고 그 출발점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가 싹트고 깨우치는 우리들의 약속으로 출발점에 서자. 그리고 원칙과 기본이 중시되고 평범한 진리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자. 이웃이 존중받고 신뢰받는 사회풍토가 정착되는 새해가 국민들이 희망하는 새해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시계가 반환점의 끝자락을 향해 초침을 재깍 거리고 달려가고 있는 오늘은 12월의 끝날이다.

 

어둠이 깔리고 가로등 불빛이 들어온다. 서민들 일상의 고단함이 무게만큼 힘들다. 동산에 떠오르는 달님에게 넋두리라도 쏟아내고픈 12월의 마지막날이 찬바람과 함께 내 어깨를 문다.

 

답답한 마음과 울화통 터지는 세상사에 분노의 외침이라도 함께 할 그 누군가와 병신년(丙申年) 을 안주삼아 술 한잔 부딧치며 정유년(丁酉年)의 새날을 이야기 하고싶은 12월의 마지막 날 밤이 저물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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